박홍근, '닥터X' 5·18 방영중단 청원에 "편협한 정략, 책임 일깨운 제작진께 감사"

입력 2026-10-26 22:16:35 수정 2026-10-26 22: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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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18 진상규명 특별법 '북한군 개입 여부' 진상규명 범위 삭제 개정안 대표발의…왜곡 차단 입법 이력 재소환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공공일자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페이스북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페이스북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SBS 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뒤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 등장한 상황을 두고 "편협한 정략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장관은 20대 국회의원 시기였던 2019년 5·18 진상규명 특별법에서 '북한군 개입 여부' 관련 내용을 진상규명 범위에서 삭제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이력을 꺼내며, 5·18 왜곡 문제를 자신의 과거 입법 활동과 연결지었다.

박홍근 장관은 26일 오후 9시 50분쯤 페이스북에 '닥터X가 일깨운 5·18의 현재적 책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주 토요일 방영된 SBS 드라마 '닥터X'에서 5·18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고 한다"며 "특히 그동안 창작 미디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계엄군의 헬기 사격 문제를 핵심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46년간 머리에 총탄'…헬기 사격 소재로 다룬 '닥터X'

지난 24일 방송된 '닥터X' 6회에서는 1980년 5·18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은 뒤 46년 동안 통증과 환각에 시달려온 환자 오상범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극 중에서는 오상범의 머리에 남아 있는 총탄이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라는 설정이 등장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가상의 전직 대통령도 등장했다.

방송 뒤에는 5·18 피해자의 상처를 조명한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일본 원작에 없던 정치·역사적 소재가 갑작스럽게 삽입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웹사이트엔 'SBS 닥터X 드라마 방영중단에 관한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5·18을 "정치적 사안"으로 규정하며 제작 과정 검증과 방영 중단 등을 요구했고, 청원은 공개 전 찬성 요건을 채워 공개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SBS 금토 드라마
SBS 금토 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포스터. SBS

◆박홍근 "명백한 역사적 사실 다루는 것 막아선 안 돼"

박홍근 장관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5·18은 이념과 진영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비극이자 민주주의의 위대한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두고 방영 중단까지 요구하는 것은 편협한 정략적 태도이며 우리 사회가 마땅히 배척해야 할 행동"이라며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것을 막는다면 그 자리는 왜곡과 날조로 채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진실이 전복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를 꿈꾸는 이들에게 오히려 용기를 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19년 '북한군 개입' 진상규명 대상서 빼는 법안 주도

박홍근 장관은 자신의 과거 입법 활동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북한 개입설, 시민 간 총격설, 계엄군을 향한 선제 발포설 같은 왜곡과 날조가 진실의 자리를 대신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2019년 5·18 특별법에서 북한 개입 관련 의혹을 진상규명 범위에서 삭제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입법화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홍근 의원은 이미 여러 국가기관 조사 등을 통해 북한군 개입설에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 반복됐다는 점을 들어, 이를 다시 진상규명 대상으로 둘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박홍근 장관은 "대한민국은 광주시민의 희생 위에 번영을 일궈왔다"며 "5·18의 진실을 제대로 기억하고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감당해야 할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책임을 다시 일깨워준 드라마 제작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