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과 손잡고 우크라에는 양보 강요
NYT 냉전 귀결, 얄타회담 연상 지적
러 경유 계약…중간선거 부진 대비한 포석 해석도
5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친러 노선'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좌우하는 강대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반면, 러시아에는 제재를 완화하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사 지원 차질은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에 필수인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공급을 지연시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10발에 불과했다.
러시아 공습에 대한 미국의 사전 정보 공유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가 최근 재개됐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작전에 활용되는 위성통신 서비스에도 제한이 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러시아 점령지를 인정하고 종전에 합의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고, 미국과 유럽의 지원 탓에 그가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에는 경유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제재 면제 조치를 취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는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국제질서 재편 논의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중·러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이를 두고 1945년 2월의 '얄타 회담'을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당시 미국·영국·소련 정상은 독일의 전후 처리와 한반도 문제 등 전후 국제질서를 논의했다.
이번 3자 회담이 성사되면 우크라이나 종전뿐 아니라 핵군축, 무역 등으로 의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는 미·중과 대등하게 세계질서를 논의하는 강대국 지위를 부각하는 반면, 정작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에는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는 중동 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선거 전 연료가격 안정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요커는 러시아 전문가 앤절라 스텐트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가 부진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친러 행보를 단순한 선거 전략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