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작년 도입한 중국산 화상회의 장비의 보안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당 장비에 대한 보안 취약점 분석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육군이 지난해 도입한 화상회의 시스템의 보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강 의원이 "2025년도에 도입된 육군 화상회의 시스템이 어느 나라 장비인지 아느냐"고 묻자,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은 "코덱은 일부 중국산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그 장비가 예링크(Yealink)라고 하는 중국 기업이 제조한 것"이라며 "군에 105개나 되는 화상회의 시스템이 들어와 있다"고 했다.
코덱은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압축하거나 변환해 전송하는 장비다. 군 화상회의 시스템이 내부망과 분리된 환경에서 운영되더라도 장비에 숨겨진 백도어나 스파이칩이 있다면 외부로 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강 의원 지적이다.
강 의원은 과거 군 경계용 CCTV에서 중국산 장비와 관련한 보안 문제가 불거졌던 사례를 언급하며 화상회의 시스템의 보안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2017년 제정한 국가정보법을 거론하며 중국 기업의 장비를 군에 도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2017년도에 국가정보법을 만들어서 중국 정부가 요청하면 군사 기밀이 포함된 데이터의 접근권을 제공하는 정보 활동에 협조하라는 법적 의무를 지게 했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등의 자료를 제시하며 예링크 장비가 정보 유출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이 관련 시스템의 정보 노출 취약점을 발견했으며, 미국 오클라호마주는 2024년 예링크 하드웨어 제품과 시스템의 사용을 금지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장비 도입 당시 실시한 보안 검증의 범위와 시점을 짚기도 했다.
강 의원은 육군이 방첩사령부에 보안 취약점 분석을 의뢰했지만, 전체 105개 가운데 2개 장비만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며 "특히 분석 결과에 '상기 결과는 장비의 취약점이 100% 해소되었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단서가 달려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약 체결일이 2025년 9월 26일인데 방첩사에 취약점 분석을 요청한 것은 하루 전인 25일"이라며 계약 직전에서야 보안 검증을 요청한 점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화상회의 시스템이라는 게 대외비 회의를 할 때 국방부나 합참 총장이 주요부대 지휘관들과 주요한 상황을 논의하는 비밀 회의"라며 "이게 문제가 없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장비 도입 과정에서 담당자의 보안 인식이 부족했고, 제안서 평가에도 보안 적합성 평가 항목이 없었으며, 우방국의 보안 관련 평가를 조달 과정에 반영할 제도도 미비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매몰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라. 보안에 실패하면 전쟁에 실패한다"며 "장비를 철수하는 것까지 각오하고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총장은 "의원님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현행 법령과 제도에 보완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국방수권법 등을 언급하며 국내에서도 관련 법령과 국가정보원의 보안 적합성 검증 제도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어 제기된 문제에 대해 추가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TV조선은 육군이 운용 중인 화상회의 장비 800여 대 가운데 약 130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예링크 제품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특히 중국산 장비의 절반가량이 군단급과 사단급 상황실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돼 군사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육군은 해당 장비가 외부 인터넷망과 분리된 군 전용 화상회의망을 통해 운용되고 있으며, 암호장비와 네트워크 접근제어 등 다중 보안체계를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국군방첩사령부의 보안 취약점 분석과 사이버작전사령부의 점검 등을 거쳐 보안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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