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포로 '비공개 합의' 진실공방, 국감서 새 증언…韓대사관 "공개 시점 논의도 안했다"

입력 2026-10-18 20:52:06 수정 2026-10-18 21: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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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연합뉴스

한국으로 송환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신병 처리 과정에서 한·우크라이나 정부 사이에 '비공개 합의'가 있었는지를 둘러싼 진실공방에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지완 주우크라이나 대사대리는 "비공개 상태로 최대한 오래 유지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한·우크라이나 갈등에서 한국 측 주장을 다시 뒷받침하는 현지 대사관 관계자의 설명이 나온 셈이다.

◆9월 23일 젤렌스키가 먼저 공개…여기서 시작된 갈등

발단은 지난 9월 23일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군에 투입됐다가 포로가 된 북한군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국 정부는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북한에 남아 있는 포로 가족들의 신변 안전과 외교적 민감성을 고려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했는데, 우크라이나가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비공개 합의를 어긴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8일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8일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 "그런 합의 없었다"…진실공방으로 확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드미트로 리트빈은 공개 사흘 뒤 "그런 합의는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공개 합의 자체를 부인했다.

이때부터 논쟁은 단순한 '약속 위반'에서 "애초에 그런 약속이 있었느냐"는 진실공방으로 바뀌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9월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비공개를 요청했고, 외교당국과 대사관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비공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포로교환 등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비공개를 요구했다는 설명이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이후에도 '비밀유지 방식에 대한 해석 차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국은 사과 요구→대사 소환, 우크라는 "종결된 사안"

공방은 결국 외교 갈등으로 번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2일 우크라이나가 합의를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실제로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상대국에 대한 강한 외교적 항의 표시로, 한국 정부가 외국 주재 대사를 항의 차원에서 소환한 것은 2008년 이후 18년 만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종결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사과와 재발 방지 요구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맞섰다.

이재명 대통령 X(엑스, 구 트위터)
이재명 대통령 X(엑스, 구 트위터)

◆그리고 18일 국감…"최대한 오래 비공개 공감대"

그렇게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던 가운데 18일 국정감사에서 현지 대사관의 설명이 추가됐다. 윤지완 대사대리는 "언제 공개할지는 서로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면서도 "비공개 상태로 최대한 오래 유지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송환 사실을 공개할 것이라는 점을 주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대통령의 공개를 두고 충분한 내부 협의가 없었다는 비판이 있으며, 비공개 약속을 즉흥적으로 깼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윤지완 대사대리는 "우크라이나 측에서 더 이상 반박은 없다"며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비공개 합의를 문서로 남겼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적 합의를 모두 문서화하는 것은 사실상 조약에 가까운 문제라며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번 국감 발언으로 논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측 입장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할 필요도 있다.

다만,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한국 정부·국가정보원의 기존 설명에 이어, 실제 협의를 담당했던 현지 대사관에서도 "최대한 오래 비공개로 유지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증언이 추가됐다. 이제 쟁점은 '비공개 논의 자체가 있었느냐'에서 그 합의의 구체적인 범위와 성격이 무엇이었는지로 한 단계 좁혀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