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장 국무회의 정례 참석 논란…"수사 독립성 훼손 우려"

입력 2026-10-18 15: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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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16일 첫 출근…이르면 20일 국무회의 참석
참여연대도 "공정성 외관 훼손"…법조계 "권력과 거리 둬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행안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행안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공소청장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배석하는 것을 두고 두 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수사나 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기관장과 권력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빌딩으로 처음 출근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김 청장은 이르면 20일 국무회의에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과 공소청 수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출범 직후부터 논란이 됐다. 지난 6일 열린 첫 국무회의에는 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과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배석했다.

과거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관례적으로 국무회의에 정례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뿐만 아니라 부처 소속 외청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하면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올해 1월 20일부터 국무회의에 배석하기 시작했다.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키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정부조직법상, 그리고 헌법에 의해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가 행정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관할에 있는 만큼 국정 방향과 방침을 공유할 필요가 있으며 개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와의 정례적인 접촉 자체가 두 기관의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중수청과 공소청은 단순 수사기관이 아니라 고위공직자·정치인·기업 등의 부패범죄를 다루는 사정기관 성격이 강하다"라며 "부패범죄의 핵심 수사 대상은 정부와 정치권이다. 그런 기관의 장들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듣고 지시를 받는 구조가 되면 정부·정치권을 상대로 한 엄정한 수사·기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지역 공소청의 한 검사도 "경찰은 부패범죄 수사뿐 아니라 치안·생활질서 유지 기능이 중심인 만큼 국무회의 참석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중수청과 공소청은 다르다"라며 "사람은 자주 얼굴을 맞대고 관계를 맺을수록 상대를 수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사정기관 수장과 정치권·정부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지난 15일 논평을 내고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공정성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무회의에 유관 기관의 장을 정례 참석시키는 것은 삼가고 자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개별 사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의지 표명만으로 제기되는 우려가 불식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