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자신의 5만원짜리 소장품을 애국지사 작품으로 잘못 소개했다가 동명이인 친일파의 것으로 드러나 뭇매를 맞고 있는 유홍준 관장(77)은 올초 책을 하나 냈다. 겸재 정선에 관련된 책이었는데 중앙박물관에선 같은 달 정선의 전시회가 열리고 관련 강연까지 열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연자는 유 관장이었고 유 관장은 강연 뒤 사인회까지 개최했다. 자신의 저서를 많이 팔기 위해 중앙박물관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1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 관장은 올해 2월1일 저서 '겸재 정선'을 출간했다. 2001년 출간돼 미술사 분야 베스트셀러가 됐던 '화인열전'의 수정증보판이다. 2001년 버전 화인열전엔 조선 화가 8명이 총 2권에 소개됐다. 이번엔 초판과 달리 10명이 5권에 묶였는데 유 관장은 정선을 한 권으로 따로 떼어내 단독집필했다.
유 관장이 책을 낸 뒤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 달 26일 중앙박물관은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 등 70건을 전시하는 '겸재 정선: 아! 우리 강산이여!' 특별전을 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3월10일 '겸재 탄신 350주년·서화실 재개관 기념 특별 강연'이 개최됐다.
강연자는 다름 아닌 유 관장이었다. 강연을 마친 유 관장은 강연장 인근에서 바로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인터넷 상에서도 중앙박물관의 정선 띄우기는 계속됐다. 중앙박물관은 유 관장이 책을 출간한 이래 페이스북에 총 17회, 네이버 블로그에 총 4번, 유튜브에 1회에 걸쳐 정선 관련 내용을 게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올해는 정선 탄신 350주년이다. 유 관장의 책 출간과 관련 없이 지난해 12월 자체 기획으로 준비된 것"이라며 "유 관장 취임 후인 작년 8월에 개최한 박물관 강연 때 사인을 받으려는 분이 많아 혼선이 빚어진 적이 있다. 혼란 방지 차원에서 사인 받을 공간을 마련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유 관장이 중앙박물관장이 된 건 지난해 7월의 일이다. 정선 관련 기획이 유 관장 임명 뒤 이뤄졌다는 얘기다. 어떻게 된 것인지 묻는 전화에 유 관장은 "나 전화 못 받는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