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에 노인·영유아 등 세대원 요건 지난해 발급액 4분의 1 미사용…쪽방 거주자 현금 지급 신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달부터 저소득 가구의 겨울 난방비를 덜어 주는 에너지바우처가 풀렸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달 30일 동절기 이용 계획을 내놓고 전기·도시가스 요금 차감은 1일부터, 등유·연탄을 사는 실물카드 결제는 3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혼자 사는 수급자는 올해 29만5200원을 받는다. 다만 에너지바우처 신청을 직접 해야 지원금이 나오고, 난방 연료에 따라 쓰는 방법도 다르다.
◆누가 받나…급여 자격에 세대원 요건까지
대상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 가구다. 네 급여 가운데 하나라도 받고 있으면 소득 기준은 충족한다.
여기에 세대원 요건이 하나 더 붙는다. 주민등록상 노인·영유아·장애인 등 특정 세대원이 있어야 한다. 수급자라도 이 요건이 없으면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올해 다자녀 세대 기준은 19세 미만 자녀 셋에서 둘 이상으로 완화됐다.
연탄쿠폰이나 긴급복지 동절기 연료비를 받는 가구는 바우처를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 가구가 직접 따져 골라야 한다.
◆얼마 받나…1인 29만5천원, 4인 이상 70만원
지원금은 가구원 수에 따라 달라진다. 1인 가구가 29만5200원, 4인 이상 가구는 최대 70만1300원이다. 여름과 겨울을 합친 연간 총액이며, 여름에 쓰고 남은 돈은 겨울로 넘어온다.
2인 가구는 40만7500원, 3인 가구는 53만2700원을 받는다. 연탄보일러를 다른 난방으로 바꾼 가구에는 올해 새로 생긴 연탄전환 바우처 57만6000원이 따로 나온다.
◆어떻게 쓰나…도시가스는 고지서, 등유는 카드
사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을 쓰는 가구는 가상카드, 즉 요금 차감 방식을 고르면 된다. 최근 고지서를 들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신청하면 다음 달 고지서부터 매달 자동으로 깎인다. 단 세 에너지원 가운데 한 가지에만 적용된다.
등유·LPG·연탄을 때는 가구는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아 가맹점에서 직접 결제한다. 배달 판매점에서 배달료까지 함께 낼 수 있다. 이 카드로는 전기·도시가스 요금도 낼 수 있어 도시가스 배관이 없는 농촌 고령 가구에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지난해 받은 등유·LPG 추가지원 선불카드 잔액은 오는 25일 사라진다. 다음 해로 넘길 수 없으니 그 전에 써야 한다.
◆받고도 못 쓴 돈…지난해 1302억원
바우처는 받아 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회 나경원 의원실이 지난 8월 공개한 2025년 에너지바우처 사용 현황을 보면 발급액 5212억원 가운데 1302억원이 쓰이지 못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 꼴로 혜택을 놓친 셈이다.
사용률 자체는 오르고 있다. 2023년 열에 여섯 남짓이던 실집행 사용률은 지난해 열에 일곱 반 수준으로 올랐다. 그래도 등유·LPG 추가지원 예산은 다섯 중 하나가 남았다.
못 쓰는 사정은 제각각이다. 서울 동자동 쪽방촌과 신림동 고시원의 수급자들은 난방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고 난방비가 월세에 포함돼 바우처를 받고도 결제할 데가 없었다. 사단법인 환경정의가 확인한 사례다. 농촌에는 도시가스 배관이 없어 자동 차감이 안 되는 가구가 많다.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관계자는 "몰라서 못 받는 사람이 생기는 일도 줄여야 한다며 기초수급 가구에 바우처를 자동 연계·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달라진 것…쪽방 거주자는 현금으로
공단은 올해 월세에 관리비·전기요금이 포함된 원룸이나 쪽방 거주 수급자에게 본인 명의 계좌로 현금을 넣어 주는 사전 예외 지급을 새로 만들었다. 바우처를 쓰지 못하는 가구를 집배원·복지사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 대상도 5만9000세대에서 12만2000세대로 두 배 넘게 늘렸다.
신청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복지로에서 받는다. 정기 신청은 12월 31일 마감된다. 요금 차감과 국민행복카드 결제는 내년 5월 31일까지 쓸 수 있고, 그날까지 남은 잔액은 모두 소멸한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지난해 5월 공시한 연도별 지원 현황을 보면 바우처 발급 가구는 2020년 66만1000가구에서 2024년 125만8000가구로 늘었다. 5년 사이 대상 가구가 꾸준히 불어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6월 사업 추진계획에서 잡은 올해 발급 목표는 130만7000가구다. 자격이 되는데도 신청하지 않은 가구가 이 숫자에 들어가려면 행정복지센터를 한 번은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