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빌라 판사 "가처분 인용 가능성 높다" 시사하자 오픈AI 자발적 합의문 제출…IPO 앞둔 부담도 작용
오픈AI가 애플에서 이씨 직원들로부터 탈취했다는 의심을 받는 영업기밀을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제품 개발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자발적 합의문을 미국 법원에 제출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심리에서 에드워드 다빌라 판사가 애플의 영업기밀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히자, 오픈AI는 강제 명령에 따른 패소를 피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합의안을 수용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가 오픈AI에는 '완패'를 피하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애플에는 오픈AI가 자사 고유 기술을 제품 개발에 쓰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실리를 챙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합의에 따라 오픈AI는 애플의 기밀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핵심 직원 14명의 기기에서 포렌식 이미지를 수집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당초 애플은 영업기밀이 담긴 모든 기기와 저장소를 전수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다빌라 판사가 "지나친 요구"라고 지적하자, 애플 측 변호인은 "직원 400명이 전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심되는 건 몇 명뿐이며 그게 누군지도 알고 있다"고 밝히며 조사 대상을 소수로 압축했다.
애플은 지난 7월 오픈AI가 자사에서 이씨 직원들로부터 신제품 관련 지식재산권을 조직적으로 빼돌려 경쟁 기기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애플은 제품 디자인, 제조 공정, 부품 기술, 공급망 정보 등 기밀이 광범위하게 탈취됐다고 주장했다.
피고로는 오픈AI와 함께 전직 하드웨어 총괄 탕 탄, 전직 엔지니어 창 리우가 이름을 올렸다. 리우는 애플에서 8년간 근무한 뒤 오픈AI로 이직했으며, 애플은 그가 회사 노트북을 반납하지 않은 채 인증 결함을 이용해 내부 파일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리 직전 오픈AI는 법원 제출 문서에서 자사에서 근무하다 6개월 만에 복귀한 직원이 개발 중인 기기의 상세 이미지 등 극비 파일 100여 건을 개인 계정으로 무단 전송한 사실을 포렌식 조사로 확인했고, 이를 애플 고위 경영진에게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오픈AI는 이를 근거로 반소(맞소송)도 예고했다.
오픈AI는 같은 문서에서 "자사의 영업비밀과 기밀 정보가 애플 내부에서 공유돼 애플 엔지니어들이 이를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에 애플 측은 전직 직원의 전 직장 기밀 정보 유용을 금지하는 내부 정책이 마련돼 있으며, 오픈AI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오픈AI는 이번 소송 자체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하고 있다. "AI에 맞는 새로운 기기 라인업을 독자 개발 중이며 애플의 영업기밀은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픈AI 측 변호인은 자사 직원들의 행동이 업계 통상의 채용 기준에 부합했다고 주장하며, 애플이 인력 유출에 당황해 일반적인 채용 면접을 영업기밀 탈취 행위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두 회사는 2년 전 챗GPT를 아이폰 등 애플 소프트웨어에 탑재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러나 수백 명의 애플 직원이 오픈AI로 이직하면서 최근 몇 달간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블룸버그는 오픈AI의 첫 소비자용 하드웨어 제품이 300달러가 넘는 도넛 모양의 스마트 스피커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기업가치 1조4천억 달러(약 1천874조원)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오픈AI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빌라 판사는 이번 합의 집행 권한을 행사하며 소송을 계속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