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AI 해킹 사태 고리로 시중은행 CEO 전원 증인 채택
실무 임원 대신 최고책임자 소환은 거시 금융 정책 질의 방점
5대 시중은행장이 금융권 해킹 사태를 이유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가운데 표면적 이유인 보안 점검을 넘어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와 가계대출 총량제 등 은행권 핵심 현안이 함께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은 오는 19일 금융감독원 국감에 출석한다.
당초 은행장들의 소환은 앞선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도 거론됐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시중은행을 덮친 인공지능(AI) 해킹 사태 등 범금융권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정무위가 이를 명분 삼아 행장들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국감장에 나서는 공식적인 명분은 '금융권 해킹 사고 문제 점검'이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소환이 단순한 보안 점검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나 담당 부행장급 실무 임원이 아닌 최고경영자(CEO)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것은 결국 단편적인 기술적 해명이 아닌, 최고 의사결정권자만이 답할 수 있는 경영 전반의 문제나 거시적 금융 정책을 캐묻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증인 의결 전부터 정무위 내부에서는 행장급 소환을 통해 ETF 수수료 등을 다룰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알렸다.
실제로 올 10월 들어 은행권이 당장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고객에게 불리한 선취 수수료 구조로 ETF 판매를 독려했다는 이른바 '꼼수 영업' 비판이 일고 있으며, 금감원 역시 이를 엄중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 ETF 도입의 배후로 지목되는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슈가 여야 정쟁의 영역으로 불붙을 조짐을 보이면서, 해당 상품을 판매해 선취 수익을 챙긴 시중은행들로 파장이 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울러 가계대출 총량제 역시 이번 은행장 국감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시장 불안정이 최대 민생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인 만큼,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고리로 은행권의 대출 정책과 금융 당국의 관리 책임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ETF 선취 수수료 구조는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충분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지만, 특정 인물이나 정치적 이슈와 얽히며 정쟁의 불똥이 은행 창구로 튈까 우려스럽다"며 "정책적 판단이나 정치적 쟁점까지 은행장들에게 책임을 몰아세우는 질타성 국감이 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