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하면 방학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왁자지껄 유쾌한 목소리가 교실 문에서 흘러나온다. 방학 중 방과후 활동이나 학원 등을 같이 다녔던 친구들은 평소처럼 익숙하게 이야기하며 1학기 함께한 시간 덕분에 익숙한 분위기가 교실에 번진다. 반면에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어색하고 서먹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이 어색하고 서먹함이 때로는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3월 초 새로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분위기가 친근하게도 때로는 어색할 수도 있는 9월 초 이 시기가 또 다른 학급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적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익숙함에 대하여
익숙함이란 어떤 일을 여러 번 해 보아 서툴지 않은 숙련되고 능숙한 상태, 환경이나 상황에 익숙해져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는 친근한 상황을 의미한다. 개학하고 등교 시간에 맞춰 교문을 들어오고 교실로 올라가서 자기 자리에 앉고 아침 활동을 한다.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등교부터 하교할 때까지 일정을 해나간다. 2학기가 시작되는 지금, 각 교실에서 친구와 선생님 모두 이런 익숙함에 개학 후 별도의 적응 기간이 없어도 학교생활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며, 학년이 높을수록 더 능숙하게 빨리 적응하게 된다. 그렇기에 익숙함은 학교생활 적응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익숙함이 모든 상황에서 긍정적이지는 않다. 개인적인 습관이나 1학기에 했던 활동 중에서 변화나 수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익숙함에 젖게 되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나 발전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아무래도 했던 대로의 익숙함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고 그런 편안함은 그 상황에 안주하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편안함을 느끼고 있을 때 변화나 수정의 새로움을 요구하게 되면 반발심이 생기고 자칫 갈등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그래서 2학기 초에는 학급 규칙이나 학급 특색 활동 결과에 대해 교사 및 학생이 함께 되돌아보고 성찰해 보면서 앞으로의 발전적인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라며, 학급 및 전교 학생회의 시간에 활발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새로움에 대하여
새로움은 지금까지의 것과 다르거나 있은 적이 없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전과는 달리 더 생생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는 의미에 해당한다.
학교에서 새로움은 방학 동안 학교 공사로 환경이 달라질 수도 있고, 2학기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이나 활동도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친구가 전학을 가거나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오는 경우, 때로는 새로운 선생님이 오실 수도 있다. 그리고 1학기와 다른 자신의 모습도 새로움 중에 하나다.
이런 변화들의 공통점은 새로움이지만, 개인마다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반응은 다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학교 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편리하고 깨끗해져서 좋지만,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예외가 되기도 한다. 평소 좋아했던 친구가 미처 연락을 하지 못하고 전학을 가거나, 좋아하던 선생님이 전근을 가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에 있지 않게 되면 아쉽기도 하고 그리운 마음이 든다.
학생들을 보면서 1학기가 지나 여름방학을 마치고 오면 어느덧 학교생활에 대한 경험을 통해 '2학기가 되면서 많이 성장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스스로 좀 더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면 뿌듯함이 들면서 새로운 내 모습에 기분이 좋아지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이런 변화는 학급 분위기를 새롭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기존 학급 분위기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익숙해지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앞서 익숙함에서 말한 것처럼 새로운 변화가 긍정적인 익숙함이 되도록 계획을 세워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을 제안한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양면
이렇듯 익숙함과 새로움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학교나 가정에서 학생들은 익숙함과 새로움을 여러 상황에서 마주하게 된다. 학생 개인이 대면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익숙함과 새로움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오롯이 개인의 몫이고 완벽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학생에게 교사나 보호자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임이 있다. 어른이 되어도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아직도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때로는 판단을 유보하거나 망설이다가 놓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것은 익숙해도 괜찮고, 잘못된 것은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실제로 좋은 것의 익숙함을 지속시키는 것도, 잘못된 것을 좋은 쪽으로 새롭게 바꾸는 것 두 가지 모두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의 더 나은 나를 위해서 익숙함과 새로움 모두 매 순간 판단하여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또 우리의 일이고 삶이다.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학생들이 성장해 나가려면 오늘 우리 어른들도 익숙함과 새로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 짱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