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5%·경유 25% 인하율 유지, 11월 30일 일몰 서울 1904원 vs 대구 1830원…주유소 선택이 세금보다 크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로 11월 30일까지 두 달간 휘발유 15%, 경유 25%인 현행 인하율이 유지된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1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한 10월 이후 유류세 운용방안에서다. 세금은 그대로지만 시한은 두 달로 줄었다. 그사이 운전자가 아끼는 돈은 세금이 아니라 어느 주유소에 차를 대느냐에서 갈린다.
◆ 휘발유 698원·경유 436원 유지, 50L 넣으면 6100원 덜 낸다
이번 결정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당 698원, 경유는 436원, LPG 부탄은 152원으로 묶인다. 기본 세율과 견주면 휘발유는 122원, 경유는 145원, 부탄은 51원 낮다.
재정경제부는 휘발유 50리터를 넣을 때 1회 주유당 6100원, 경유는 7250원의 세금 경감 효과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법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된다.
◆ 인하율 5%포인트만 줄여도 휘발유 41원, 경유 38원
문제는 12월 1일이다. 인하율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은 곧바로 움직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4년 6월 회의에서 제시한 계산을 보면 휘발유 인하율을 5%포인트 축소할 때 L당 41원이 오른다. 경유를 7%포인트 줄이면 L당 38원의 인상 요인이 생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단계적 정상화 때는 인하율을 3~5%포인트만 되돌렸다. 그런데도 휘발유는 리터당 25원, 경유는 29원이 뛰었다.
환원분이 소비자가로 넘어오는 속도도 빠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9년 유류세 환원 첫날 주유소 가격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당일 전국 주유소의 56.3%가 값을 올렸다. 이 가운데 10.5%는 세금 환원분보다 더 크게 인상했다.
경유는 되돌릴 폭 자체가 더 크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4월 내놓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경유 인하율을 23%에서 15%로 줄일 때 세율은 L당 448원에서 494원으로 오른다. 운전자가 더 무는 세금은 L당 46원이다.
◆ 서울 1904.2원, 대구 1830.1원…격차 74.1원
세금을 빼고 봐도 값은 이미 벌어져 있다. 석유공사 오피넷의 9월 4주 동향에서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L당 1858.0원으로 0.6원 내렸다. 경유는 L당 1843.4원으로 전주보다 0.5원 떨어졌다. 최고가격제와 추석 할인이 겹치며 19주 연속 하락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904.2원으로 가장 높고, 대구가 1830.1원으로 가장 낮다. 차이는 74.1원. 환원 예상 폭인 40원의 두 배에 가깝다. 경남은 휘발유 1853.3원, 경유 1837.5원으로 전국 평균 수준이다.
상표별 격차도 있다. 26일 기준 자영 알뜰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1823.96원, GS칼텍스는 1861.54원으로 37원 남짓 벌어졌다.
◆ '알뜰' 붙여도 23원…국감서 드러난 실제 격차
알뜰주유소 간판이 곧 큰 할인은 아니다. 김종민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분석한 석유공사 자료를 보면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차이는 L당 평균 23원에 그쳤다. 경유도 L당 22원에 불과했다.
가격 표시를 둘러싼 잡음도 있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일부 알뜰주유소가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만 값을 내려 오피넷 저가 주유소로 올려놓고 낮에는 다시 올려 판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피넷은 전국 주유소 가격을 하루 6회 정해진 시간대에 수집해 공개한다. 화면에 뜬 값과 실제 결제 값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 3년간 13조원 결손…연장의 반대편
인하 연장은 공짜가 아니다. 2024년 국정감사 당시 안도걸 의원실이 공개한 국세청 자료를 보면 유류세 인하에 따른 3년간 누적 세수 감소액은 13조원이었다. 연도별로는 2022년 5조1000억원, 2023년 5조2000억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소득층일수록 에너지 절대 소비량이 많아 유류세 인하 혜택이 고소득층에 더 쏠리는 역진성을 지적해 왔다. 재정경제부는 고물가와 중동 정세 불안을 이유로 환원 시점을 다시 미뤘다.
12월 1일 이후 추가 연장이나 단계적 환원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수 구멍은 지금도 커진다. 같은 의원실 자료에서 2024년 상반기에만 유류세 수입이 2조6000억원 줄었다. 반년치만 놓고도 앞선 두 해의 연간 감소분에 육박하는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