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제시키안, 유엔총회서 미·이스라엘 공격 불법 규정…이란 군부는 보복 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연단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우리 국민을 테러의 희생자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직격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민간인과 기반시설에 불법 공격을 가해 국제 질서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는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같은 연단에서 이란을 '전멸'시킬 수 있다고 위협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란과 협상해 재건의 기회를 주거나, 신속히 전멸시켜 다시는 사람을 살해하고 국가를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두 가지 선택지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유엔총회 연단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해 이처럼 원색적인 위협을 쏟아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란 대표단은 항의의 뜻으로 실무급 직원 1명만 남긴 채 단체 퇴장했다.
페제시키안은 "미국 대통령은 우리를 테러리스트라 불렀지만, 우리야말로 테러의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연설 도중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으로 암살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사진과, 이란 남부 미나브 지역 학교에서 숨진 여학생들의 사진을 들어 보였다.
이번 연설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전쟁을 개시한 이후 유엔 무대에서 처음 발언하는 자리였다. 이란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미국 대표단 관계자 한 명이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
페제시키안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도 거론하며, 미국이 이 핵심 해상로를 이란에 대한 전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 최고 지휘기관인 군 총참모부는 트럼프의 발언을 일축하며, 전쟁 초기보다 더 강력한 '궤멸적' 보복 공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군 총참모부는 메흐르 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무대를 자국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미국 관리들이 이란 측 대표단과 약 3시간에 걸친 '매우 좋은'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이란 측이 회담에서 미국과의 외교 재개를 위한 '명확하고 투명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이 제시한 조건에는 오만 해협에 대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이른바 '경제 테러' 행위 중단 요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중간선거 직후 이란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