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대북제재 해제로 북한 핵 고도화 막을 수 있다는 건 환상

입력 2026-09-2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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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제재와 북한의 추가 핵·미사일 개발(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방안(方案)을 제시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려는 이 대통령의 고뇌(苦惱)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런 방안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과 한반도 핵전쟁 위기 감소로 이어질지는 매우 의문이다.

북한은 1956년 소련과 원자력 협정을 시작으로 영변 연구단지를 조성하며 핵개발에 나섰다. 1985년 소련과 경수로 지원 협상 과정에서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며 핵개발을 중단하는 듯했으나 비밀리에 개발을 이어갔고, 1993년 IAEA 사찰 요구에 반발해 NPT 탈퇴를 선언했다(1차 북핵위기). 이후 핵 동결(凍結) 조건으로 경수로 및 중유를 제공하는 북미간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으나 2002년 농축우라늄 개발 의혹으로 파기되었고(2차 북핵위기), 2005년 핵보유를 공식 선언했다. 북한은 9·19 공동성명, 냉각탑 폭파,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평화쇼를 연출하면서도 핵실험과 고도화(高度化)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2017년 ICBM 발사 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현재도 핵무기 운용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바탕으로 대화와 경제 협력을 통해 북한의 개방과 비핵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북한에 핵개발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과 미국의 선의(善意)와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포용 정책이 북한의 핵 무장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양보와 평화정책이 오히려 한반도 안보 지형을 악화시켰다고 본다. 자금조달을 차단하는 대북제제는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에 부담을 주는 효과가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리 없으니, 고도화라도 막자며 대북제재를 풀고 대화를 재개하자는 것은 오히려 북한 핵무기 고도화에 날개를 달아줄 위험이 크다. 북한 핵 위협 차단은 대화 구걸이 아니라 굳건한 한미동맹과 전술핵 도입·자체 핵무장 등 강력한 억지력(抑止力)에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