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대응' 국방부 발언 일주일 만에 지뢰 터졌다…"군 위험관리 체계 점검해야"

입력 2026-09-22 15: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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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국경 요새화…"지뢰 위험 알고도 안전대책 신중했어야"
"北 지뢰 확인 땐 정전협정 위반"…軍 '작전보안' 앞세운 소통 방식에도 지적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상공에서 수리온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전날 인근 DMZ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로 육군 장병들이 중상을 입어 군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상공에서 수리온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전날 인근 DMZ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로 육군 장병들이 중상을 입어 군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우리 군의 대북 위험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이 북한의 지뢰 매설과 유실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했던 만큼 관련 정보가 실제 수색작전과 장병 안전대책에 충분히 반영됐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전술도로를 만들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이어왔다. 지난 12일과 20일에는 잇따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 육군 25사단 관할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로 개척작전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해 간부 3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1명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군은 아군 지뢰와 북한군이 매설하거나 유실한 지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인 14일 국방부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 의혹에 대해 "원칙대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뢰 매설 정황을 군이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수색작전 과정에서 안전대책이 충분했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폭발한 지뢰의 출처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우리 군도 북한의 특이 동향과 지뢰 매설 작업을 관측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위험지역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만큼 현장 수색작전을 진행할 때 안전대책을 더 강구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평시 경계작전과 대비태세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폭발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확인될 경우 대응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이후 진행된 국경 요새화 과정과 이번 사고의 연관성이 확인되는지가 관건이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는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우리 군의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된다면 정전협정 위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정부가 북한에 재발 방지와 사과·유감 표명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 행위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라며 "이런 행위가 계속된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의 폐쇄적인 소통 방식에도 비판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은 "국방부는 작전보안을 이유로 관련 답변하지 않으면서 여러 추측들만 낳고 있다"며 "조사 중인 사안이라도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투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 북한의 의도적인 적대행위로 확인된다면 군은 원칙에 따라 비례적인 자위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