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청와대 대법관 재제청 요구 거부…"응할 수 없다"

입력 2026-09-22 12:02:35 수정 2026-09-22 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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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제청 사유·헌법적 근거 적혀있지 않아"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성수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성수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사실상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한 지 25일 만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취재진에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며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달리 재체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김성수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났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두 사람이 만난 바로 다음 날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도 한층 격화하는 모양새다.

갈등은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 과정에서 시작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그동안 대법관 제청은 통상 청와대와 사법부가 물밑 협의를 거쳐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뒤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제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측이 적임자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후임 인선이 장기간 지연됐다.

대법관 공백이 길어지자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기존 관행과 달리 청와대와 합의되지 않은 손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이에 청와대는 열흘 뒤인 지난달 28일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추천된 후보 4명 가운데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 중 1명을 다시 제청해달라는 뜻을 내비쳤다. 반면 법조계 안팎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자리는 현재 200일 넘게 공석으로 남아 있다.

조 대법원장이 이날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대법관 공백 사태가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