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2회 적발자 연 1만5000~2만명이 부착 대상 미설치 차량 몰면 1년 이하 징역, 면허 재취소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달아야만 운전할 수 있는 조건부 운전면허의 첫 발급 대상자가 다음 달 24일 나온다. 2024년 10월 25일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 규정에 따라 최소 결격기간 2년이 그날 만료된다. 제도의 무게는 장치가 아니라 돈과 형벌에 있다. 250만~300만원에 이르는 기기값과 설치비는 전액 본인이 낸다. 남이 대신 숨을 불어 시동을 걸어주면 운전자와 조력자가 함께 형사처벌을 받는다.
◆ 5년 내 2회 적발이 기준…연 1만5000~2만명이 대상
도로교통법 제80조의2는 최근 5년 안에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사람을 방지장치 부착 대상으로 정한다. 결격기간이 끝나도 곧바로 일반 면허를 받지 못한다. 장치를 단 차량만 몰 수 있는 조건부 면허가 먼저다.
부착 기간은 면허 취소에 따른 결격기간과 같다. 결격이 2년이면 부착도 2년, 길게는 5년까지 늘어난다. 기산점은 결격기간이 끝난 다음 날이다. 2회 적발자는 2년을 못 몰고, 그 뒤 2년을 장치와 함께 운전하는 셈이다.
경찰청이 제도 도입 방안에서 추산한 연간 의무 부착 대상자는 1만5000~2만명이다. 한 해 면허를 다시 따려는 상습 음주운전자 규모가 그만큼이라는 뜻이다.
◆ 기기값 250만~300만원 전액 자부담, 렌털은 월 10만원선
비용은 국가가 대지 않는다. 경찰청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2026년 달라지는 도로교통법령'을 보면 기기 구입비와 설치 공임을 합쳐 200만~300만원이 들고, 전액 대상자 본인 부담이다.
초기 부담을 줄이려는 대여 방식도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지난 4월 낸 공고는 월 10만원 안팎의 렌털 이용을 제시했다.
부착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대상자는 6개월마다 운행기록을 시·도경찰청장에게 내야 한다.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기 검사도 받는다. 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문다.
◆ 장치 없는 차 몰면 1년 이하 징역, 면허 1년 재취득 제한
조건부 면허를 받고도 장치가 없는 차를 몰면 무면허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 도로교통법 제152조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적발 즉시 면허가 취소되고 1년간 다시 딸 수 없다.
경찰청 사례를 보면 2회 적발로 결격 2년이 지난 운전자가 장치 없는 렌터카를 몰다 입건돼 면허가 재취소됐다.
대리 측정은 더 무겁다. 다른 사람이 대신 호흡을 불어넣어 시동을 걸어주거나 이를 부탁하면 둘 다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장치를 뜯어내거나 센서를 조작해 효용을 해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까지 올라간다. 경찰청 고시는 이런 꼼수를 막으려고 안면 확인 카메라 장착과 주행 중 재측정을 의무화했다.
◆ 재범률 44%…단속 10명 중 4명이 다시 걸린 사람
제도가 나온 배경에는 꿈쩍 않는 재범률이 있다. 경찰청이 지난 6월 30일 발표한 음주·약물 운전 특별단속 계획을 보면 2025년 음주운전 단속 10만5875건 가운데 재범자는 4만6556명, 44.0%였다. 최근 5년간 이 비율은 42.2~44.5%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사고도 마찬가지다. 2025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만351건, 사망자는 121명이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2024년 국정감사 때 제출한 분석 자료를 보면 음주 사고 가해운전자의 43.3%가 과거 적발 이력자였다.
적발 횟수도 쌓여 있다. 경찰청 교통법규 위반 단속 통계로는 2023년 음주운전 적발 13만150건 가운데 재범이 5만5007건이었다. 2회 적발자가 2만9445건, 5회 적발자도 2827건이었다.
경찰은 그동안 차량 압수로 대응해 왔다. 같은 특별단속 계획에서 최근 3년간 상습 음주운전자에게서 압수한 차량은 1711대다. 2023년 173대에서 2025년 1173대로 6.7배 늘었다. 형사처벌과 압수를 강화해도 재범이 줄지 않자 시동 자체를 막는 물리적 차단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 "생계형 운전자엔 진입장벽"…남의 차 운전은 여전히 사각지대
반론도 분명하다. 교통법조계와 시민단체는 설치비와 6개월 주기 점검 부담을 전액 개인이 지는 구조가 생계형 운전자의 면허 재취득 문턱을 지나치게 높인다고 지적한다. 부담을 피해 편법 운전으로 흘러갈 위험도 거론된다.
교통안전 연구진은 타인 차량이나 렌터카를 빌려 모는 경우를 단속 사각지대로 본다. 장치는 대상자의 차에 붙는 것이지 사람에게 붙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조건부 면허 운영 기반 등에 19억5000만원을 투입했다. 인증 장치 제조사 목록과 렌털 확정 요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효과를 뒷받침하는 자료도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도입 효과 분석은 해외에서 방지장치 부착 뒤 재범률이 평균 60%, 사망률이 15% 줄었다고 정리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4일부터 전국에서 귀성·귀경길 특별 음주단속이 진행된다. 여기서 두 번째로 걸리면 다음 달 시작되는 조건부 면허의 대상이 된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법령 개정을 밝히며 "도로교통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단속하는 한편, 국민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은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