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다…'사진조각' 권오상 개인전

입력 2026-09-21 16: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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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화된 동시대 이미지 등
3차원 조각 표면에 이어 붙여
물질과 환영이 교차하는 경험 제공
11월 8일까지 대구신세계갤러리

권오상, 네조각으로 구성된 비스듬히 기댄 형태 Four-Piece Composition Reclining Figure, 2022-2023, Archival pigment print,mixed media,180x90x110cm
권오상, 네조각으로 구성된 비스듬히 기댄 형태 Four-Piece Composition Reclining Figure, 2022-2023, Archival pigment print,mixed media,180x90x110cm
권오상, 구성 Composition, 2024, Archival pigment print, mixed media, 86x50x72(h)cm
권오상, 구성 Composition, 2024, Archival pigment print, mixed media, 86x50x72(h)cm
권오상, 축제 Festival, 2022, Archival pigment print, polystyrene, aluminum, epoxy resin, varnish, 120x85x220cm
권오상, 축제 Festival, 2022, Archival pigment print, polystyrene, aluminum, epoxy resin, varnish, 120x85x220cm

독창적인 '사진조각'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권오상 작가의 개인전이 대구신세계백화점 8층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조각의 고전적 본질인 양감과 동시대 매체인 사진의 결합을 선보여왔다. 특히 육중한 덩어리를 깎아내거나, 덧붙임으로써 견고한 질량을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조각 개념이었다면, 그의 조각은 단단한 덩어리의 내부를 비워내고 파편화된 이미지와 정보로 얇은 표면을 구축해 사고의 전환을 이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같은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 연작의 개념적 진화와 함께, 현대 조각의 거장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뻗어 나간 궤적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그의 '데오도란트 타입'은 2차원의 사진 파편들을 3차원의 구조 내에서 이어 붙인 연작으로, 존재론적 의문을 제기하고 현대 조각의 영토를 확장해왔다. 물질이 지닌 고유한 무게감 대신 시각이 지닌 가벼운 환영을 조각의 전면에 내세우며, 3차원의 공간 안에서 평면과 입체가 어떻게 융합하고 해체되는지 엇갈리는 장면을 끊임없이 드러낸다.

최근 작업은 작가가 미술사적 전통을 기저에 두고 조각의 의미에 대해 더 깊은 사유로 나아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리클라이닝 피규어(Reclining Figure·와상)' 연작을 통해 20세기 모더니즘 조각가 헨리 무어가 탐구했던, 비스듬히 기댄 인체의 유기적인 곡선과 덩어리, 안과 밖을 연결하는 구멍(Void) 등의 조형적 문법을 재해석했다.

갤러리 관계자는 "관람객은 멀리서 거대한 와상의 형태를 인지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형태는 사라지고 무수한 시각적 정보의 과잉만을 마주하게 된다"며 "헨리 무어의 고전적 도상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전복한 이 작품은 물질과 환영을 격렬하게 횡단하는 조각의 확장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념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굿즈도 마련됐다. 파블로 피카소의 명작 '꿈 (Le Rêve)'을 작가 고유의 사진조각 방식으로 재해석한 '인센스 홀더'다.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에디션은 50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 및 판매된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