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펫 휴게소 20곳… 무릎에 안고 운전하면 범칙금 4만원

입력 2026-09-21 18: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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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7곳·충청 6곳·수도권 5곳·호남 2곳 분포 3가구 중 1가구 반려동물, 양육비 월 12만1000원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반려동물이 돌발 행동을 할 경우 운전자 스스로의 안전과 반려견의 안전 그리고 다른 운전자도 위협할 수 있는 행위이므로 절대 해선 안 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4년 반려동물 동승 운전 실험 결과를 내놓으며 내린 경고다. 반려견을 무릎에 앉힌 채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는 여전히 적지 않다.

쉴 곳이 없어서가 아니다. 한국도로공사 집계를 보면 반려견 놀이터를 갖춘 고속도로 펫 휴게소는 전국 20곳이다. 문제는 차에서 내린 뒤가 아니라 차 안이다. 달리는 차 안 반려동물 안전을 규율하는 조항은 '안고 운전' 금지 하나뿐이다.

◆ 영남 7곳·충청 6곳… 경부·영동선에 몰려

권역별로는 영남권이 7곳으로 가장 많다. 충청권 6곳, 수도권 5곳, 호남권 2곳이 뒤를 잇는다. 2013년 1곳으로 출발해 10여 년 만에 20곳으로 늘었다.

노선별로는 경부선 천안삼거리·죽암·신탄진휴게소, 영동선 덕평자연휴게소, 중부내륙선 남한강휴게소, 서해안선 행담도·서산휴게소에 놀이터가 들어서 있다. 호남권은 오수·군산휴게소가 운영 중이다.

경부선 죽암휴게소 놀이터는 294㎡ 규모로 천연잔디와 장애물 코스를 갖췄다. 다만 체고 60㎝ 이하만 이용할 수 있다.

◆ 24시간 개방에 수영장까지… 대형화하는 펫파크

영동선 덕평자연휴게소는 기존 '달려라 코코' 부지를 재단장해 약 6600㎡ 규모의 덕평펫파크를 지난 6월 다시 열었다. 천연잔디 운동장과 수영장, 펫카페를 갖춘 국내 휴게소 최대 규모 시설이다.

서울양양선 가평휴게소는 반려견 전용 공원과 카페를 24시간 연중무휴로 연다. 체고 40㎝를 기준으로 소형견과 중대형견 운동장을 나누고, 세족장과 배변 수거함을 함께 뒀다.

식당도 생겼다. 순천완주선 오수휴게소는 2017년 고속도로 최초로 반려견 동반 실내 식당인 '펫팸 레스토랑'을 열었다. 291㎡ 규모로 잔디 놀이터가 붙어 있다. 망향휴게소 부산방향과 남한강휴게소 푸드코트에도 전용 출입문과 칸막이를 갖춘 동반 식사 구역이 따로 있다.

이런 식당은 그동안 규제 특례로 운영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음식점에 개·고양이 출입을 허용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령을 지난 1월 2일 공포해 제도를 법제화했다. 조리장과 분리하는 칸막이, 손 소독 시설, 반려동물 전용 고정장치 설치가 의무 시설 기준으로 새로 들어갔다.

◆ 3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 월 12만1000원 쓴다

수요는 이미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를 보면 양육 가구 비율은 29.2%로 역대 최고였다. 첫 국가승인통계로 집계된 수치다.

양육 가구의 80.5%가 개를 길렀고, 고양이는 14.4%였다. 1마리당 월평균 양육비는 12만1000원, 이 가운데 병원비가 3만7000원이었다.

◆ , 사고 위험 4.7배

차 안 사정은 딴판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전자 669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할 때 종합 사고 위험도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4.7배 높았다.

기능주차 항목에서 주차 경계선 침범은 평균 0.28회에서 2.8회로 9.7배 늘었다. 복합주행 중 차선 침범도 0.38회에서 2.4회로 6.3배 많아졌다.

동물을 안고 운전대를 잡으면 도로교통법 제39조 제5항 위반이다. 적발되면 범칙금이 승용차 4만원, 승합차 5만원, 이륜차 3만원이다. 안전운전 의무 위반이 함께 적용되면 벌점 10점이 붙는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하다 적발된 건수는 최근 5년간 4천200건을 넘어 연평균 800건 이상이다.

◆ 조수석·창밖은 단속 밖… 이동장 고정 의무화 논의

규정에는 빈틈이 있다. 현행법은 운전자가 안고 있는 경우만 처벌한다. 동승자가 조수석에서 반려견을 안고 타면 에어백이 터질 때 크게 다칠 위험이 있지만 단속 대상이 아니다.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게 두거나 카시트 없이 뒷좌석에 태우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시설 쪽도 허점이 있다. 맹견 출입 제한과 체고 분리 기준이 휴게소마다 달라 이용 전 확인이 필요하다. 전담 관리 인력이 없어 물림 사고가 났을 때 분쟁 조정이 어렵고, 배설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민원도 되풀이된다.

국회에서는 차량 탑승 시 이동장 고정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추석 연휴를 포함한 가을 행락철에 암행순찰차를 활용해 반려견을 안고 운전하는 행위를 집중 계도·단속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다음 달 동반 출입 음식점 위생·안전 가이드라인이 현장에 자리 잡았는지 지자체와 함께 점검한다.

한 수의학 전문가는 지난 2024년 4월 "강아지를 케이지에 넣지 않거나 고정하지 않은 채 운전하는 행동은 도로교통법 위반이자 불법일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