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TS 치명률 18%에 백신 0… 벌초길 바짓단은 양말 속으로

입력 2026-09-21 16: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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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2345명 감염·422명 사망, 올해도 99명 확진 벌초·성묘가 감염 위험요인 20%, 물린 진드기 손으로 떼면 더 위험

19일 대구 앞산공원 산책로에서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조사과 직원들이 융포를 이용해 진드기를 채집하고 있다. 기온 상승과 야외활동 증가로 인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위험이 커지자 대구시는 최근 감염병 사전예보를 발령하고 야외활동 시 긴팔·긴바지 착용과 기피제 사용 등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9일 대구 앞산공원 산책로에서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조사과 직원들이 융포를 이용해 진드기를 채집하고 있다. 기온 상승과 야외활동 증가로 인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위험이 커지자 대구시는 최근 감염병 사전예보를 발령하고 야외활동 시 긴팔·긴바지 착용과 기피제 사용 등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진드기에 물렸다고 다 감염되지는 않는다. 질병관리청 조사를 보면 국내에 서식하는 참진드기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SFTS 바이러스 보유율은 0.5% 수준에 그친다. 문제는 그 0.5%에 걸렸을 때다. 감염되면 다섯 명 중 한 명 가까이가 숨지는데,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0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성묘·벌초 등 야외활동 감염병 예방수칙을 안내했다. SFTS 예방수칙의 핵심은 단순하다. 물리지 않는 것, 물렸을 때 손대지 않는 것이다.

◆ 감염되면 18%가 사망… 쯔쯔가무시증의 100배

SFTS가 2013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2천345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422명이 숨졌다. 누적 치명률은 18.0%다.

같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의 치명률은 0.17%다. 약 100배 차이다. 쯔쯔가무시증은 항생제로 잡지만 SFTS는 바이러스를 직접 겨냥하는 약이 없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첫 환자 발생을 알리면서 치명률이 높은 반면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도 특정돼 있다. 질병관리청의 전국 참진드기 감시 결과 국내에서 채집된 참진드기의 95.9%가 작은소피참진드기였다. 풀밭과 관목 아래에 붙어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의 옷과 다리에 옮겨 붙는 종류다.

◆ 환자 43.5%가 9~11월… 올해 벌써 99명

최근 5년간 발생한 전국 SFTS 환자 1천13명 가운데 43.5%인 441명이 9~11월에 나왔다. 벌초와 성묘, 가을걷이가 겹치는 시기에 환자가 몰린다는 뜻이다.

올해도 지난 18일 기준 전국 누적 확진자가 99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1~8월 의심환자 204건을 검사한 결과 12건이 양성이었다. 양성률은 5.9%다.

지난해 시도별로는 경북이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42명, 강원 31명 순이었다. 야산과 농경지를 낀 지역 전반에서 발생한다.

◆ 위험요인 20%가 벌초·성묘, 환자 81.8%는 60세 이상

농촌진흥청과 질병관리청 분석을 보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의 감염 위험요인 가운데 벌초와 성묘가 약 20%를 차지했다. 농작업이 절반가량으로 가장 많고, 명절 성묘가 그 뒤를 잇는다.

피해는 고령층에 쏠린다. 지난해 SFTS 환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81.8%인 229명이었다. 지난 4월 올해 첫 환자로 확인된 울산 울주군의 70대 남성도 텃밭 농작업 뒤 38.0도 발열과 근육통으로 입원했다.

진행 속도도 빠르다. 제주 서귀포시에서는 야외 농작업 뒤 발열과 복통을 호소하던 48세 남성이 확진 판정 하루 만인 지난달 4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 바짓단은 양말 속으로, 기피제는 3~4시간마다

질병관리청이 권고하는 복장은 긴 소매 옷과 긴 바지다. 바짓단은 양말 속에 집어넣고 소매는 여며 피부 노출을 줄여야 한다. 풀밭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고, 돗자리를 쓴 뒤 햇볕에 말리는 것도 수칙에 들어 있다.

기피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의약외품 표시를 확인하고 써야 한다. 다만 기피제는 완전한 차단막이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기피제가 진드기의 부착을 억제하는 보조 수단일 뿐이며, 땀에 씻겨 나가기 때문에 3~4시간 간격으로 다시 뿌리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작업을 마친 뒤에는 옷을 털어 바로 세탁하고 목욕하면서 머리카락, 귀 뒤, 겨드랑이, 무릎 뒤를 살펴야 한다.

◆ 물린 진드기 잡아떼면 더 위험… 발열 87.5%

몸에 붙은 진드기를 손톱으로 잡아당기거나 비트는 것은 금물이다. 주둥이가 피부에 남아 곪거나, 진드기 체액이 역류해 감염 위험을 오히려 키운다. 질병관리청은 참진드기 주둥이가 깊이 박혀 있어 직접 제거하기 어렵고 2차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증상은 감기몸살과 닮았다. 지난해 환자의 임상 증상은 발열이 87.5%로 가장 많았고 오한 31.9%, 근육통 30.1% 순이었다. 잠복기는 5~14일이다. 진드기에 물린 뒤 2주 안에 38도 이상 고열이나 구토·설사가 나타나면 야외활동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26개 거점에서 참진드기 밀도와 병원체를 집중 감시하는 체계를 11월 30일까지 운영한다. 백신은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구 현장에서도 예방 수단의 부재를 가장 큰 공백으로 본다. 강준구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교수는 "백신 플랫폼 간 차별화된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차세대 SFTS 백신의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며 "국민 건강 보호는 물론 고부가가치 백신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