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호텔 4만~6만원 vs 개인 돌봄 2만5천원… 사고 나면 배상 사각지대

입력 2026-09-21 16: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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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물위탁관리업 5803곳, 반려동물 등록 367만6000마리 CCTV·이중문·20마리당 1명… 개인 돌봄엔 아무 기준도 없어

펫호텔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펫호텔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실무적으로는 CCTV 원본, 문자·카톡, 통화녹음, 이용약관, 병원 진료기록과 사망 경위 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하는 방향이 적절하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김민경 변호사가 연휴 위탁 사고 대응법으로 든 조언이다. 개인 간 돌봄에는 이 목록의 첫 항목인 CCTV부터 없다.

추석 펫호텔 예약이 조기 마감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과 동네 커뮤니티를 통한 개인 돌봄 거래가 번지고 있다. 대가를 받고 남의 반려동물을 맡아 돌보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지자체에 등록해야 하는 영업이다. 등록 없이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고, 사고가 나도 기댈 보험이 없다.

◆ 반려가구 29.2%, 위탁시설 이용은 2년 새 3배로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전국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9.2%다. 누적 동물등록 마릿수도 367만6000마리로 전년보다 5.3% 늘었다.

맡길 곳을 찾는 수요는 그보다 빠르게 늘었다.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려가구의 위탁시설 이용 비율은 2021년 11.4%에서 2023년 33.5%로 22.1%포인트 뛰었다.

공급은 더디다. 지난해 기준 전국 반려동물 영업장은 2만4384곳으로 3.5% 늘었지만, 이 가운데 호텔·유치원 등 동물위탁관리업은 23.8%인 5803곳에 그친다. 위탁관리업 증가율은 3.4%로 마릿수 증가 속도에 못 미친다.

◆ 1박 4만~6만원 vs 방문 1회 2만5000원

명절 성수기 전문 애견호텔의 1박 요금은 소형견 기준 평균 4만~6만원이고, 성수기 할증 10~20%가 따로 붙는다. 같은 돌봄인데 개인 펫시터 중개 플랫폼의 방문 돌봄은 1회 평균 2만5000원, 최저 1만원부터 형성돼 있다.

가격 차와 품귀가 겹치면서 명절 직전 당근 플랫폼의 반려동물 돌봄 구인글은 연휴 2주 전 대비 3.5배로 늘었다. 당근은 돌봄을 맡긴 뒤 견주가 잠적하는 등 분쟁이 늘자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반려동물 돌봄 글 등록을 제한했다.

◆ 아파트·단독주택은 등록 자체가 안 된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상 동물위탁관리업은 위탁관리실과 고객응대실을 분리하고 개별 휴식실을 두어야 한다. 이탈 방지용 이중문과 잠금장치, 반려동물 20마리당 1명 이상의 관리인력도 필수다. 내부에는 고정형 CCTV를 설치해 영상을 원칙적으로 30일간 보관해야 하고, 4시간 이상 머무는 동물에는 물과 사료를 주고 개체관리카드를 비치해야 한다.

건축법상 근린생활시설이 아닌 일반 아파트나 단독주택은 애초에 등록이 불가능하다. 가정집 펫시터가 합법적으로 영업할 길이 사실상 막혀 있는 이유다. 농식품부는 미등록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개인 돌봄을 불법으로 보고 있으며, 무등록 유상 위탁은 500만원 이하 벌금형 대상이다. 친분에 따른 일회성 무보수 품앗이는 영업성이 없어 제외된다.

◆ 보험도 CCTV도 없는 거래, 입증은 견주 몫

사고가 난 다음이 문제다. 등록 업체는 시설 기준과 영상 보관 의무를 지지만, 개인 돌봄은 영업배상책임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어서 분실·상해가 생겨도 민사 손해배상 소송 외에 길이 없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맡긴 반려견이 산책 중 목줄을 놓쳐 유실·사망한 뒤 보험 미적용으로 소송으로 간 사례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됐다.

민법 제759조 제2항은 견주 대신 동물을 보관하던 사람도 점유자로서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다. 돌봄 중 개물림 사고가 나면 펫시터도 책임 주체가 되지만, 자력이 없는 개인이면 실질 회수는 어렵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등록 없이 반려견 위탁 시설을 운영한 업자를 적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정 펫시터로 유상 영업을 해 온 개인이 계좌 거래내역 조사를 거쳐 벌금형을 받은 사례도 있다. 맡기기 전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 상호명으로 등록 여부를 조회하면 무등록인지 바로 확인된다.

◆ 실형은 7%… 12월 CCTV 유예도 끝난다

처벌 강도는 높지 않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농식품부가 이달 제출한 자료를 보면 동물보호법 위반 1심 판결 416명 중 실형은 29명(7.0%)이었고 벌금형이 286명(68.8%)이었다. 2020~2024년 검찰 처분을 받은 4601명의 기소율은 45.1%였다.

규제가 현실과 어긋난다는 반론도 있다. 정부는 1일 2마리 이하 가정 돌봄을 위탁관리업에서 빼는 개정을 추진했다가 기준이 모호해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가정에서 한두 마리를 돌보는 소규모 서비스까지 호텔 수준의 시설 기준을 요구하면 양성화 대신 음성화만 부른다고 지적한다.

제도는 조이는 방향으로 간다. 면적 300㎡ 미만 소규모 반려동물 영업장의 고정형 CCTV 설치 유예는 올해 12월 31일 끝나고, 정부와 지자체는 다음 달 불법·편법 영업 합동 점검에 들어간다.

맡긴 동물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김도희 공동대표 변호사는 "반환 기간에 대한 약정 여부와 반복된 인수 요구에도 수년간 동물을 찾아가지 않은 점, 비용 미지급과 연락 두절 등은 유기 의사를 판단하기 위해 경찰이 조사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