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민생지원금 전액 삭감에 추석 앞둔 울진군 시끌

입력 2026-09-21 15: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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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예결위원 4명 반대로 140억원 전액 삭감
'무소속 군수 견제' 비난에 '선심성 예산보다 주민숙원사업 우선' 논란도

21일 울진군청 앞에 민생지원금 삭감을 규탄하는 항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동우 기자
21일 울진군청 앞에 민생지원금 삭감을 규탄하는 항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동우 기자

경북 울진군이 추석 전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씩 지급하려던 민생안정지원금 예산이 군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뒤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의회를 규탄하는 단체 행동과 삭감을 옹호하는 움직임이 부딪히면서 지역사회 갈등도 커지는 양상이다.

울진군은 지난달 18일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을 울진사랑카드로 추석 명절 전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보통교부세 추가 확보와 지방소득세 증가로 늘어난 재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7일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위원 7명 중 국민의힘 소속 4명이 반대해 사업비가 부결됐고, 예결위에서 찬성한 무소속 의원 3명은 이튿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회는 8일 제294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군민생활안정지원금 운영 사업비 140억4천900여만원을 전액 삭감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고 삭감된 예산은 예비비로 전환됐다.

표결 결과가 소속 정당에 따라 4대 3으로 갈리면서 정책의 필요성보다 정치적 구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역사회 일각에서 제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소속 황이주 군수의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다.

이후 국민의힘 소속 울진군의원들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지원금 지급의 타당성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부족했고 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울진군이 황이주 군수의 공약인 에너지연금을 민생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지급하겠다고 군민에게 알렸지만, 원전 관련 재원인 에너지연금은 법적 제한이 있어 일반재원으로 편성된 이번 지원금과 성격과 출처가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임승필 군의회 의장은 "울진군이 올해 3월 이미 지원금을 지급했으며 재정자립도가 11% 수준인 재정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상반기 143억원 규모의 1차 지원금에 대한 성과분석 없이 한 해 300억원 가까운 재정을 투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민생지원금 지급에 찬성표를 던졌던 무소속 군의원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140억원이 당초 예상보다 추가 확보한 일반회계 일반재원 약 424억원 범위 내에서 편성됐고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에 근거한 예산이며 황 군수의 에너지연금 공약과는 별개의 정책"이라고 했다.

이처럼 지역 정치권이 첨예한 대립 속에서 지역사회의 갈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울진민생비상대책위는 군의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고 울진군이장협의회는 규탄 현수막을 내걸고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와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울진본부도 성명을 내고 군의회의 전액 삭감을 비판했다. 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올라왔다.

반면, 울진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의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울진군이 섣불리 지급 내용을 공표했다', '원전 기금을 단순히 나눠갖는 선심성 정책보다 낙후된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등의 예산 삭감을 옹호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황이주 군수는 "군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추석 전 지급은 어렵지만 앞으로 재추진 여부 등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