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도우미에 만날 때마다 30만원 송금한 남편…아내 "상간 소송 가능한가"

입력 2026-09-21 15: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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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반복 만남·송금내역 등 정황으로 부정행위 판단…카드 사용내역 추가 확보 권고"

남편이 노래방 도우미를 만날 때마다. (AI 생성 이미지)
남편이 노래방 도우미를 만날 때마다. (AI 생성 이미지)

남편이 노래방 도우미를 만날 때마다 25만~30만 원을 송금해온 사실을 휴대전화로 확인한 아내가 상간 소송 가능 여부를 물어 법률 전문가의 답변이 주목받고 있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은 영업직으로 이직한 뒤 잦은 술자리를 이어갔다. 새벽 귀가가 잦았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해 들어오는 날이 많았다.

어느 날 밤 남편이 취한 상태로 현관에 쓰러져 잠든 사이 A씨는 남편 손에 들린 휴대전화 화면을 보게 됐다. 낯선 여자 이름이 떠 있었고, 조심스럽게 화면을 넘기자 노래방 도우미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나왔다.

일회성 만남이 아니었다. A씨는 남편이 해당 여성을 꾸준히 만나면서 만날 때마다 25만~30만 원을 송금한 내역을 확인했다.

A씨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다. 현재 제가 가진 증거는 두 사람의 카톡 메시지와 만남 시기에 맞춰 남편이 그 여성에게 돈을 보낸 송금내역, 계좌번호"라고 밝혔다. 이어 "이름과 계좌번호 말고는 아는 게 없다. 주민등록번호도, 집 주소도 전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도 상간 소송을 할 수 있냐"고 물었다.

방송에 출연한 김지연 변호사는 소송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상간 소송에서 반드시 성관계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카톡 대화나 반복적인 만남, 송금 내역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서 부정행위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도 상간 소송에서 반드시 성관계가 있었음을 증명할 필요는 없으며, 부정행위에 상당하는 정황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부정한 행위'는 형법상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애정 표현이 담긴 문자·통화나 반복적인 데이트 등도 포함된다.

상대방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모른다는 점도 소송의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계좌번호 등 확인 가능한 정보가 있다면 소송 과정에서 사실조회를 통해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화번호, 계좌번호, 이메일 등의 단서를 바탕으로 법원에 통신사 사실조회나 은행 대상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해 가입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확인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 상간자의 정보 중 전화번호, 차량번호, 계좌번호 등 단 한 가지라도 확보하고 있다면 소장 접수와 동시에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신상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증거 보강도 필요하다. 김 변호사는 "카톡과 송금 내역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카드 사용내역 같은 추가 자료를 함께 확보해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상대 여성이 남편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증거를 확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간 소송에서는 상간자가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면서도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며, 기혼 사실을 속고 만났다는 점이 입증되면 청구가 기각될 수 있다.

A씨의 경우 카톡 메시지와 반복적인 송금 내역이라는 두 가지 증거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법률 전문가들은 추가로 카드 사용내역 등을 확보한 뒤 법원의 사실조회 절차를 통해 상대방 신원을 특정하는 순서로 소송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