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러시아, 클로드 AI로 자폭드론·해킹봇·허위정보 제작"

입력 2026-09-15 2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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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9월 위협정보 보고서…GTG-27005, 인간 개입 없이 표적 선택·기폭 명령 드론 개발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이용해 자율 살상 드론과 해킹 봇, 허위정보 시스템을 개발한 러시아 연계 그룹을 적발하고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지난 10일(현지시간) 154쪽 분량의 보고서 'AI 악용 탐지 및 대응, 2026년 9월'을 공개했다. 2025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클로드가 악의적 활동에 사용된 사례를 정리한 문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GTG-27005'로 명명된 러시아 자유계약 그룹은 클로드를 이용해 단일 보드 컴퓨터에서 구동될 만큼 소형이면서도, 인간의 개입 없이 드론이 스스로 표적을 선택하고 기폭 명령을 내릴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그룹은 클로드를 활용해 자율 드론끼리 서로 통신하며 표적 정밀도를 높이는 군집 소프트웨어도 제작했다.

'DronDoc' 또는 'Serafim'이라 불린 이 작전의 개발자들은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사이 계정을 개설하고, 2026년 5월 중순부터 드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앤스로픽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에 대한 지리적 접근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상업용 가상 사설 서버를 통해 트래픽을 우회했다.

러시아 그룹은 아직 해당 모델을 실전 배치하지는 않았으나, 실제 하드웨어를 연동한 테스트를 세션 내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앤스로픽은 이 그룹 구성원이 군사적 목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독립적인 대학 기반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으며, 러시아 군과의 직접적인 연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또 다른 해킹 그룹 'GTG-20006'은 클로드를 활용해 악성코드 개발 및 배포 워크플로를 자동화했다. 앤스로픽은 이 조직이 악명 높은 러시아 해킹 그룹 '미드나이트 블리자드'(APT29·코지 베어)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했다. 악성코드가 보안 시스템에 탐지되면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코드를 수정해 방어망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작동했으며, 앤스로픽은 "공격자가 AI를 전 단계에 적용해 방어 비용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앤스로픽은 미사일과 자폭 드론 등 재래식 무기 개발에 클로드가 활용된 사례 6건을 확인했다. 중국이 3건, 러시아가 2건, 예멘이 1건이었다. 예멘의 한 무장조직은 사거리 2000㎞ 이상의 다단식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활공체를 개발하면서 클로드에 비행제어 소프트웨어 작성을 맡겼다.

중국 후난성 창사 기반 해킹 그룹은 50개 조직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작을 펼쳤다. 대학생 2명이 포함된 이들은 클로드의 자동화 워크플로를 활용해 네트워크 장비의 미발견 취약점을 찾아 침투를 수행했다.

앤스로픽은 AI가 국가급 조직과 개인 공격자를 갈라놓던 인력·도구 격차를 크게 줄였다고 평가했다. 제이콥 클라인 앤스로픽 위협정보책임자는 "1년 전만 해도 드론 성능이나 미사일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려 했다면 AI가 애초에 작업을 잘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AI 발전과 함께 예상치 못한 새로운 위협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해당 그룹의 계정을 차단하고, 조사 결과를 자사 안전장치에 반영하는 한편 업계 단체와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실질적인 차이는 AI 오남용 발생 여부가 아니라 문제를 적발했을 때 각 기업이 얼마나 많은 운영 세부 정보를 공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