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제르바이잔 수감 자국민 석방 협상과 연계해 우스마노프 제재 해제 요구…EU 만장일치 원칙에 균열
유럽연합(EU)이 러시아 개인·기관 2,600여 곳에 대한 제재 연장 시한을 기존 15일에서 22일로 7일 연장했다. 프랑스와 슬로바키아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의 제재 명단 제외를 요구하며 합의를 가로막은 데 따른 것이다.
EU 이사회 의장단 대변인은 14일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회원국들이 갱신안을 충분히 검토할 추가 시간을 주기 위해" 시한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기존 시한은 15일로, 주로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2,600여 개 개인·기관에 대한 제재를 갱신해야 했으나 일부 러시아 사업가를 명단에서 빼야 한다는 요구가 합의를 가로막았다.
논의를 지연시킨 것은 크렘린 친화적 회원국인 슬로바키아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하게 프랑스도 가세한 것이다. 프랑스는 우즈베크계 러시아 올리가르히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유로뉴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유럽 외교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는 아제르바이잔에 억류된 자국민 수십 명의 석방을 위한 협상의 일환으로 우스마노프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 포로 교환은 EU 27개 회원국 전체가 우스마노프에 대한 제재 완화에 동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다른 EU 회원국들과의 논의에서 포로 석방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우스마노프 제외를 요구하는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우스마노프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금속 재벌로, EU가 2022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특히 긴밀한 관계"를 이유로 비자 금지 및 자산 동결 제재를 부과했으며, 영국(2022년)과 미국(2023년)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우스마노프는 금속·광업·통신·기술 분야 투자로 부를 쌓은 친크렘린 인사로 분류되며, 본인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우스마노프와 함께 미하일 프리드만도 제재 명단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U는 2014년부터 대러 제재를 6개월마다 갱신해왔는데, 이번에는 갱신 주기를 12개월로 늘리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어 슬로바키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금은 제재를 해제할 때도, 러시아 올리가르히를 제재에서 보호할 때도, 유럽이 러시아에 어떤 선물을 줄 때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EU 외교 정책 결정은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한다. 이는 제재에 전 회원국의 무게를 실어주는 장치이지만, 동시에 단 한 나라도 합의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프랑스와 슬로바키아가 입장을 고수하고 우스마노프 제외 타협안이 지지를 얻을 경우, EU가 충분한 압력 아래에서 개인 제재 지정도 협상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EU 회원국들은 22일 자정까지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합의 실패 시 3,000여 개 러시아 개인·기관에 대한 제재가 자동 만료될 수 있어, 이번 협상이 EU 대러 제재 체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