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승원 의혹도 문제, 맹탕 청문회도 문제 지명 철회가 맞다

입력 2026-09-1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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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檢證)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적 변명과 맹탕 청문회로 흘러갔다. 국민의힘이 신청한 증인을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거부해 '증인 0명 청문회'를 만들고, 후보자 역시 제출 요구된 자료 중 약 65%를 제출하지 않았을 때 예견(豫見)됐던 바다. 민주당과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의혹 해소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하루만 견디면 되는 자리로 세팅한 결과라고 본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식약처 청탁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털어내기는커녕 검찰 내부 자료 유출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위법성 공세를 펼쳤다. 의혹을 깔끔하게 설명하기는커녕, 자료 수집의 불법성을 따지며 논점(論點)을 흐린 것이다. 또 자신에게 민원을 전달한 브로커 양모 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선별 수사" "정치 수사"라고 폄훼(貶毁)하고, 알선뇌물약속 혐의 기소유예에 대해 "쪼개기 기소"라고 주장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일부 언론사에 미운털이 박혔다"면서 악의적 보도로 치부했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는 공세를 피하기 위해 '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말해 놓고 막상 청문회가 열리자 변명과 역공을 펼친 것이다.

배우자와 자녀가 관련된 발달장애인 돌봄 협동조합 특혜(特惠) 의혹에 대해서도 객관적 증거와 자료로 명백히 해명하기보다는 아내의 성실성과 발달장애인에 대한 헌신, 자식에 대한 애틋한 감정 등 감성(感性)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국회 법사위원으로 변호사들의 음주운전에 대해 엄벌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음주운전 판결문 청문회 제출 요청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를 핑계로 거부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김 후보자 측은 민주당 청문위원들에게 '인사청문 대비 예상 Q&A' 문답집을 제공했다고 한다. 여당 의원들이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자리를 깔아준 셈이다. 준비된 답안에 맞춰 질문을 하는 식이니 국민 우롱(愚弄)이다. 청문회가 그렇게 흘러가니 브로커 양 씨와 후보자가 어떤 관계인지, 제넨셀 설립자 구속영장 기각 판사와 브로커가 왜 어울렸는지, 배우자의 협동조합 특혜가 사실인지 아닌지, 제넨셀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 아들의 국회의원실 채용은 어떤 경위(經緯)로 이루어졌는지, 이재명 대통령 공소를 취소할 것인지 등 각종 의혹과 궁금증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고 후보자의 변명만 남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 공소취소를 위한 의원 모임을 이끄는 등 공소취소를 강하게 주장하더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에는 "공소취소를 지휘할 생각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는 공소취소에 대해 '가정적(假定的) 상황에 대해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말이 수시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법치와 공정(公正)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한 법무부 장관직에 어울리는가.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지명 철회(撤回)로 공직 사회에 법치와 공정이 살아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김 후보자가 숱한 의혹을 털어내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직에 오른다면, 국민들은 질타(叱咤)의 시선을 김 후보자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로 옮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