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홍형식] 탄핵으로 들어선 정권의 레임덕 기준

입력 2026-09-15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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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지난 2021년 3월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예사롭지 않았다. 2021년 3월 19일 발표된 갤럽 조사의 37%에 이어 22일 리얼미터 34.1%,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34.0%, 24일 데이터리서치 31.4%로 35% 선이 무너졌다. 2021년 3월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1년 남짓을 남긴 4년 차 말이다. 2026년 9월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1년을 갓 넘은 9월 현시점에서 지지율이 갤럽 8~9일 조사에서 38%, 리얼미터 7~11일 조사에서 33.8%로 35%대가 무너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1년 정도를 남긴 4년 차 말 지지율과 비슷해지고 있다.

문제는 하락 추세다. 갤럽의 경우 두 달 전 조사(7월 7~9일)의 53%가 한 달 전 조사(8월 11~13일)에서 44%로 9%포인트(p) 하락했고, 9월은 전달에 비해 6%p 하락해 38%를 기록했다. 두 달 동안 15%p 하락했고, 40%대가 무너졌다. 리얼미터는 7월(6~10일) 48.9%, 8월(3~7일) 43.9%에서 9월 33.8%로 두 달 동안 15.1%p 하락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임기 중반을 넘어서면 레임덕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리고 레임덕이라 판단하는 지지율 기준은 모든 대통령이 동일하지 않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하 대통령 호칭 생략)의 경우 40%를 레임덕의 1차 방어선으로 여겼다. 40%대가 무너지고 35%대가 되면서 사실상 레임덕으로 보았다. 문재인 이전에 임기 말 30%대 지지율을 유지한 대통령은 없었다. 대부분 20% 전후로 임기를 마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문재인의 35%는 레임덕이라 보기 힘든 수준이었고, 오히려 임기 말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대부분 레임덕으로 봤다. 즉 문재인과 그 이전 역대 대통령의 레임덕 기준이 달랐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재인은 박근혜를 탄핵하고 올라온 대통령이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극렬 반대 세력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그 저항을 견디며 대통령직을 수행하려면 레임덕 기준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35%를 문재인의 레임덕 기준으로 보았다. 반면 이전 대통령들은 전임 대통령이 통상의 5년 임기를 마친 후 뒤를 이었다. 따라서 문재인보다는 극렬한 비토층이 적었기에 20%대 지지율을 레임덕으로 보았다.

이재명도 전임 대통령을 탄핵하고 올라온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문재인과 같다. 문재인만큼이나 반대 세력이 극렬하다. 오히려 두 번 당한 보수 진영이기에 반대 세력의 극렬함은 더하다. 그래서 그만큼 더 잘해야 했다.

이미 36.4%까지 하락한 한길리서치 9월 5~7일 조사에서 대통령으로 잘한 것이 없다(40.1%)와 잘 모르겠다(13.0%)를 합하면 53.0%나 되었고, 그나마 민생경제를 잘했다가 19.2%였다. 반면 핵심 개혁으로 추진한 검찰 권한 축소는 8.6%에 그쳤고, 복지 확대(6.8%), 주식 관련 정책(6.0%), 부동산정책(2.6%) 순으로 낮았다. 반면 잘못한 것은 검찰 권한 축소(23.4%), 부동산정책(21.8%), 과도한 복지 지원(7.9%), 민생경제(7.2%), 주식 관련 정책(6.4%), 노동법 개정 및 노동정책(4.8%) 순이다. 요컨대 검찰 권한 축소로 대표되는 개혁은 실패했고, 민생경제는 평가는 받고 있지만 부동산정책 실패로 그마저 빛을 잃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지금까지 국정 평가인 동시에 향후 국정의 동력이다. 35%대 지지율은 평가로도 박하지만, 국정 동력으로는 더더욱 부족하다. 그러기에 대통령 지지율 반등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임을 탄핵시킨 정권은 기본적으로 갈등과 대립에 의존한다. 대외적으로는 반미⋅반일, 대내적으로는 반대파에 대한 극한 투쟁으로 탄핵, 당내 당권 투쟁이다. 그러기에 한미관계가 그만큼 어렵고, 야당과 반대 세력의 저항이 극에 달했으며, 민주당 내 헤게모니 투쟁은 통제 불가 수준이다. 이것은 누구를 탓할 수 없다. 바로 분열의 에너지에 의존한 갈등 정치의 숙명이다.

그래서 이재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고,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한 결단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와 같이 분열 에너지로 갈 것인지, 아니면 통합과 융합의 에너지로 갈 것인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방식이 답은 아닌 것 같다. 문재인은 임기 말 분열과 갈라치기로 핵심 지지층을 챙기며 지지율을 관리했지만, 정당의 연임에 실패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 지지율조차 물거품이 되어, 2025년 갤럽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이명박보다도 낮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