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항로(北極航路) 시범 운항에 나섰던 '팬스타 아크로호'가 출항한 지 22일 만인 지난 13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오는 10월 5일쯤 부산항으로 되돌아올 예정이며 총운항 거리는 3만㎞이다.
북극 항로 장점은 뱃길이 획기적으로 짧아진다는 것이다. 유럽으로 가려면 부산에서 인도양을 지나 아프리카 대륙의 수에즈 운하를 거친다. 약 2만㎞ 거리이다. 북극 항로는 35% 짧은 1만3천㎞ 정도이다. 기간이 30일에서 20일로 줄어들고, 분쟁이 잦은 홍해의 병목 구간을 아예 피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魅力)이다.
그런데 2013년 현대글로비스, 2015년 CJ대한통운, 2016년 팬오션·SLK국보가 북극 항로를 이용했지만, 모두 단발성이었다. 현재 여름철 3~4개월만 상시 운항할 수 있는 탓이다. 또 항로에 빙하(氷河)가 있을 때를 대비한 극지 운항 시설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보험료도 비싸지고, 초대형선을 투입하기도 곤란해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어렵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게다가 러시아 연안을 타고 가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통항 허가를 얻고 항로 정보 등을 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미국의 대(對)러 제재로 인해 대가 지불은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
북극 항로 시범 운항은 극지 운항 경험을 쌓아 선점(先占) 효과를 누리는 것이 목적이다. 기후변화로 북극 빙하는 더 빨리 녹게 되고, 그만큼 북극 항로의 경제성은 조만간 크게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스스로를 '근(近)북극 국가'로 규정하고 러시아와 밀착해 '빙상 실크로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북극 항로를 국제 수역으로 간주해 '항행의 자유'를 주장한다. 북극해 해저에 묻힌 막대한 자원(석유·가스)과 군사적 요충지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부산항을 컨테이너 물류 거점으로, 울산항을 에너지 물류 거점으로 삼는 북극 항로 전략(戰略)을 내세우고 있다. 포항 영일만항만 쏙~ 빠진 셈이다. 그렇다고 기(氣)죽어 손놓고 있을 TK는 아니다. 포항시와 경북도는 각각 영일만항 특화 전략과 극지 해양 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북극 항로 개척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