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넘어 데이터·부품까지…대기업 '피지컬 AI' 선점 경쟁

입력 2026-09-02 15: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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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광모 LG 대표(오른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광모 LG 대표(오른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소프트웨어에서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옮겨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로봇 투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제조현장 투입 준비에 나선 데 이어 LG전자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로봇 학습용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두산로보틱스, HD현대도 가세했다. 완제품을 넘어 AI와 데이터, 반도체·센서, 액추에이터 등 로봇 생태계 전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경쟁이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엔비디아와 로보틱스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미래 전략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서울 양재에 구축 중인 LG 데이터팩토리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LG 데이터팩토리에는 자체 개발 로봇 'LG 클로이드'가 투입된다. 실제 가정과 제조환경을 모사한 공간에서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반복하며 동작과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수집하고 학습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아이작 등 피지컬 AI 플랫폼을 활용해 연말까지 실제·가상 데이터 약 10만 시간 분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드웨어 분야의 내재화도 추진한다. 창원공장에 로봇 관절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로봇 완제품과 학습 데이터, 핵심 구동부품을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갖춰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상용화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를 실제 자동차 생산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올해 하반기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를 열어 생산현장 작업을 학습시키고, 향후 현대차·기아 미국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연간 3만대 수준의 생산체제 구축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AI 반도체와 센서 등 핵심 부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구미에는 휴머노이드 양산 기반과 로봇 데이터팩토리, 삼성SDS의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해 생산과 데이터 학습을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AI 로봇 개발에 나섰다. HD현대도 조선소의 고위험·고강도 작업에 활용할 지능형 양팔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각 기업이 보유한 제조현장을 로봇 기술의 실증 공간이자 초기 수요처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기업들이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시장 선점 효과가 큰 데다 기존 제조 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을 새로운 제품으로 판매하는 동시에 반복·위험 작업에 투입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신규 매출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공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기업의 핵심 성장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