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재 만재푸드 대표
아버지 따라 장사 배운 '외식업 2세'
성공·실패 거쳐 5개 브랜드로 확장
오래 함께한 직원 이사·사업자로
10여 년 전 대학생이던 송민재(33) 만재푸드 대표는 학교를 휴학하고 대구로 내려와 아버지와 함께 한옥 카페 '맨션5'를 만들었다. 기초공사부터 개점, 손님들이 줄을 서는 가게가 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하며 '장사꾼'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만재네를 시작으로 산더미미성돼지국밥, 오는정숯불갈비, 맨션5, 호암식당 등 5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직영·가맹점 70여개로 사업을 키운 외식사업가가 됐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 그가 아버지에게서 배운 장사는 다시 다음 청년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직원으로 만났던 이들이 회사의 이사가 되고, 새로 만든 식당의 공동사업자가 됐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제게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있었어요." 자신에게 아버지가 그랬듯, 송 대표는 만재푸드가 장사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완충재'가 되는 회사를 꿈꾼다.
◆"나는 무조건 장사해야겠다"…아버지 곁에서 배운 장사
송 대표에게 장사는 어릴 때부터 익숙한 풍경이었다. 아버지는 보세 의류업을 하다 외식업에 뛰어들었고, 송 대표도 대학 방학이면 대구로 내려와 가게 일을 거들었다.
본격적으로 장사에 뛰어든 것은 대학 3학년 때였다. 휴학하고 대구로 내려온 그는 아버지가 종로의 한옥을 카페 '맨션5'로 만드는 과정에 합류해 공사부터 개점 준비까지 함께했다. "그때는 멋모르고 시작했어요. 공사부터 오픈, 운영, 가게가 잘되는 것까지 전부 경험했죠. 그때 '나는 무조건 장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맨션5는 손님들이 줄을 서는 카페가 됐다. 장사를 결심한 그는 이후 서울 가로수길의 샐러드 전문점에서 1년 반가량 경험을 쌓았다. 2018년 대구로 돌아와 연 김치찌개집도 웨이팅이 생길 만큼 성공했다. 그러나 뒤이어 도전한 술집은 실패해 1억원가량의 손실을 봤다.
성공과 실패를 거쳐 2020년 '만재네'를 열었다. 이후 산더미미성돼지국밥, 오는정숯불갈비 등으로 영역을 넓혀 현재 5개 브랜드, 직영·가맹점 7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외식업 환경은 갈수록 녹록지 않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비용은 오르는 반면 이를 메뉴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는 어렵다. "원가가 오른다고 국밥을 2만원 받을 수는 없잖아요. 경기가 안 좋다는 게 체감됩니다. 다른 지역 매장과 비교하면 대구가 더 어렵다고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여러 번 창업한 그가 정작 어렵다고 꼽은 것은 새로운 가게를 여는 일이 아니었다. "창업은 제일 쉬운 것 같아요. 계속 경쟁해야 하니까 브랜드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게 가장 어렵죠."
◆"내게 아버지가 있었듯"…청년 장사꾼들의 '완충재'로
혼자였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다. 송 대표가 '창업보다 어렵다'고 말한 브랜드의 지속과 관리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는 과정에는 늘 이들이 함께했다.
처음에는 직원으로 만난 사이였다. 2020년 만재네 한 곳을 운영할 때부터 함께한 직원 가운데 2명은 현재 만재푸드의 이사가 됐고, 또 다른 직원은 호암식당의 공동사업자가 됐다. 브랜드별 책임자와 매장 관리자들은 매주 회의를 열어 매장 운영부터 새로운 점포와 브랜드에 관한 결정까지 함께한다.
송 대표는 외식업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오래 함께하는 것이 가게 하나를 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했다. 단순히 일자리를 찾아 들어온 사람이 아니라 장사를 좋아하고 직접 해보고 싶은 사람을 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런 직원이 성장하면 언젠가는 자신의 가게를 차리기 위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장사를 좋아하는 직원들은 결국 독립을 고민하기 마련이다. 송 대표는 이들을 떠나보내는 대신 안에서 자기 장사를 해볼 수 있는 길을 택했다. "이 친구들도 충분히 자기 장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렇다면 굳이 나가서 혼자 시작할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여기서 같이 해볼 수도 있으니까요."
호암식당도 그렇게 시작됐다. 송 대표는 오랫동안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같이 만들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직원이 아닌 공동사업자로 호암식당에 참여했다. 직원이 매장을 관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브랜드를 함께 만드는 장사꾼으로 성장하는 구조다.
그가 이런 방식을 택한 데는 자신의 첫 장사가 영향을 미쳤다. 송 대표에게는 장사를 먼저 해본 아버지가 있었다. 시행착오를 겪을 때 조언을 구할 사람이 있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는 울타리도 있었다.
"처음 장사하는 청년들은 열정은 있지만 판단 하나를 잘못하면 몇 년을 허비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친구들에게 저희가 어느 정도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송 대표가 그리고 있는 만재푸드의 모습은 여러 식당을 거느린 외식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생선구이를 좋아하는 직원이 있다면 함께 생선구이집을 고민하고, 새로운 장사를 해보고 싶은 직원이 있다면 회사가 쌓아온 경험과 인프라를 나누는 식이다.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장사가 정말 많은데 혼자서는 다 할 수 없잖아요. 저한테는 같이 장사를 해볼 사람들이 생기고, 청년들은 조금 덜 위험하게 자기 장사를 해볼 수 있는 거죠. 그렇게 계속 같이 장사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