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생산 중단하고 기아차 역시 조만간 중단…현대차 독점체제
"시외·고속 버스 차령 늘려야…정부, 가격 인상 제재 필요"
대형버스 수급난이 길어지면서 프리미엄 고속버스 가격이 3억2천만원에서 4억원에 육박할 만큼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철도와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시외·고속버스 업계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운수업계는 사실상 현대자동차 독점 체제 속에 프리미엄 버스 가격이 매년 7천만원 이상 오른다며 정부에 차령 완화와 가격 인상 폭 제한을 요구하고 나섰다.
업체의 차량 구입비 상승분이 요금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운수업체가 비용 절감에 나설 경우 수요가 적은 노선의 감축이나 운행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버스 제조사 3곳 중 사실상 현대차만 남아
2일 버스업계에 따르면 국내 버스 제조사의 잇단 생산 중단으로 신차 출고까지 최소 2년 이상 걸린다. 공급망이 줄어든 게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국내 대형버스 제조사는 현대차, 기아, 자일대우상용차 3곳이다. 이 중 자일대우버스는 사업장을 폐쇄하고 청산 절차를 밟으며 이미 생산을 중단했다. 국내 수익성이 떨어지고 각종 규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기아도 단일 차종 생산에 따른 수익성 저조를 이유로 조만간 버스 신차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버스 신차 제조업이 사실상 현대차 독점 체제로 바뀌면서 가격 결정권도 현대차가 쥐게 됐다. 프리미엄 버스는 한 해 대당 7천만원 이상씩 값이 뛴다. 원자재 가격과 유류비 상승에 공급망 축소까지 겹쳐 업계는 경영난을 호소한다. 업계는 과도한 가격 인상을 제지해달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버스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현대차 독점 체제에서 프리미엄 버스는 한 해 대당 7천만원 이상 가격이 오른다"며 "인상 폭이 과도해 버스연합회 차원에서 정부에 항의하고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차량 구입 부담은 결국 업체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내달 시외·고속버스 요금이 9% 인상될 예정이지만 업계는 인상 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철도와 버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버스업계의 비용 증가는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철도 경쟁력 강화로 버스 이용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차량 가격까지 급등하면 운수업체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어서다.
◆업계 "차령부터 완화해야"
버스업계는 수급난 해소 대책으로 차령 완화를 요구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시외·고속버스는 기본 9년에 검사를 거쳐 2년을 연장해 최대 11년까지 운행할 수 있다. 전세버스는 11년에 2년을 더해 최대 13년까지 쓸 수 있다.
주로 관광이나 통학·통근용으로 쓰이는 전세버스는 정기 노선을 다니는 시외·고속버스보다 운행 횟수가 적어 내구 연한을 더 길게 인정받는다. 업계는 시외·고속버스 업체가 전세버스 업체보다 규모가 크고 별도 정비팀을 갖추는 등 정비 능력이 낫다는 점을 규제 완화 근거로 내세운다.
영남권의 한 버스업계 관계자는 "시외·고속버스도 전세버스와 동일하게 차령을 13년으로 완화해준다면 신차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다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버스 제조사는 계속 줄어드는데 노선업자들은 제때 버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대우·기아 버스를 쓰던 업체까지 현대차로 몰리는데, 현대차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업계 전반의 경영난이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전기버스 도입에 대해서도 "수입이 가능하지만 실주행거리가 250㎞에 불과해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시외·고속버스 특성상 맞지 않는다"며 "고속버스는 하루 운행 거리가 400㎞를 넘어 전기버스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차 가격 급등 문제에 대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가격 형성이 민간의 자율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수급난과 관련해서는 관계 기관과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차·지방자치단체·버스연합회와 협의해 수요와 공급량을 조율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현대차 증산이 최선이며, 생산량을 늘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