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세상] 대학생 절반 이상 "지속 가능한 식생활 알아요"… 실천은?

입력 2026-08-28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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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EXCO 광장에서 시민들이
대구EXCO 광장에서 시민들이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를 상징하는 초대형 지구본을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속 가능한 식생활'에 대해 들어봤는가. 내가 먹는 한 끼가 어디서 생산되고, 얼마나 이동했으며, 남은 음식은 어떻게 처리되는지까지 따져보는 식생활이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를 위해 등장한 새로운 생활양식이다.

대구경북 대학생들은 지속 가능한 식생활의 중요성은 얼마나 알고 있으며, 실제 생활에서는 얼마나 실천하고 있을까. 다른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배달 음식이나 간편식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을까. 경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는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의 지속 가능한 식생활에 대한 인지도와 중요도 및 수행도' 연구를 통해 그 실태를 살펴봤다.

◆ 절반 이상 인지

연구진은 2024년 대구경북 소재 3개 대학 학생 292명으로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식생활에 대한 인식과 실천 정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학생이 절반을 넘었다. '조금 알고 있다'거나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4.5%였다.

성별로는 여학생의 인지도가 57.5%로 남학생 51.0%보다 높았다.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알게 된 경로는 대중매체가 50%로 가장 많았다. 학교가 32.2%로 뒤를 이었고 가족은 4.8%에 그쳤다. 학교 교육보다 미디어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접하는 학생이 더 많았던 셈이다.

실제로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지속 가능한 식생활에 대한 지식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문항을 제시하고 점수를 산출했다.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7.09점이었다. 식품·영양 관련 강좌를 수강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평균 7.65점으로, 그렇지 않은 학생(6.62점)보다 다소 높았다.

오답률이 가장 높았던 문항은 '푸드 마일리지가 낮을수록 탄소발자국은 증가한다'였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이동한 거리를 뜻한다.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운송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사용되는 만큼, 일반적으로 푸드 마일리지가 낮을수록 탄소발자국도 줄어든다.

대구 수성구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채식의 날을 맞아 점심식사로 육류를 제외한 곡물, 채소 등을 활용한 비빔밥을 배식 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채식의 날을 맞아 점심식사로 육류를 제외한 곡물, 채소 등을 활용한 비빔밥을 배식 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 인식보다 낮은 실천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식생활의 중요도는 평균 3.93점이었다. 하지만 실제 수행도는 3.63점으로 나타났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비해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정도는 다소 낮았다.

구체적으로 일상 속 실천 수준을 묻는 식생활 행동(20개 문항) 조사에서는, 가장 잘 실천하는 행동은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먹을 만큼만 조리한다'로 4.03점을 기록했다. 반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텃밭 가꾸기에 참여하거나 집에서 채소와 과일을 재배한다'로 3.37점에 그쳤다.

식품·영양 관련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은 일부 항목에서 더욱 적극적인 실천 모습을 보였다. '가능한 동물 유래 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구입을 피한다', '식품을 선택할 때 식품 표시를 확인한다', '외식할 때 비건 식당이나 비건 옵션을 찾는다' 등의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행도를 보였다.

대구 환경교육주간을 맞아 계명대 탄소중립서포터즈 학생들이 폐기물을 이용해 열쇠 고리를 만드는 등 버려진 제품을 활용해 전혀 다른 제품을 재생산하는 것을 의미하는
대구 환경교육주간을 맞아 계명대 탄소중립서포터즈 학생들이 폐기물을 이용해 열쇠 고리를 만드는 등 버려진 제품을 활용해 전혀 다른 제품을 재생산하는 것을 의미하는 '업사이클링' 체험 행사를 열고 있다. 매일신문 DB.

◆ 배우고 실천할 환경 필요

연구진은 대구경북 대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식생활에 대한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그 중요성에도 공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요도에 비해 실제 수행도가 낮은 만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대학 내 식품·영양 관련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의 지식과 실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을 넘어 대학 내에서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지역 농산물 사용 확대, 교내 비건 식단 선택지 마련, 대학 내 텃밭 운영 등 캠퍼스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다차원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알고 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과제다. 지역사회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