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이용만 하고 보호는 안 해"…거부권 호소에도 국무회의서 개정안 의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가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 씨는 4일 국회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자신(이 대통령)이 지지한다 아니면 반대한다, 이런 얘기도 하지 않고 '헌법에는 위반되지 않지 않느냐'고 하는 것은 그냥 본인이 막중한 책임을 지기 싫다는 공무원의 태도"라며 "저는 사실 무슨 단어가 떠올랐냐면 '회피형 대통령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씨는 전날(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님, 보완수사권 폐지와 검찰청 폐지 때문에 X를 깔게 됐다. 여기는 보실 것 같아서요"라며 "제발 피해자의 편이 되어주시면 안 될까요. 거부권 행사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결국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김 씨는 "제가 정치인도 아니고 깊은 견해가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느꼈을 때 좋은 정치는 피해자를 이용하더라도 그 제도를 바꾸는 사람들이다"라며 "그런데 굉장히 나쁜 정치는 자신들이 유리할 때만 피해자 그리고 고인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왜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며 보완수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씨는 "가해자한테 머리를 수차례 가격당해 혼절하고 CCTV 사각지대에 7분의 공백이 있다. 그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직도 모른다"며 "(경찰은) '의식이 없는 것 같아서 걱정돼서 데리고 갔다', '심폐소생술을 하려고 했다'는 가해자의 얘기를 그냥 이렇게 넘어가더라. 결국 가해자가 말하는 대로 믿고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진짜 운이 좋은 피해자라고 생각한 게 이 사태는 국가 폭력의 사태다. 다른 피해자들은 지금 경찰에서 보완수사를 받아야 하는지, 검찰에게 받아야 하는지도 갈팡질팡하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소속 고동진·김형동·박정훈·배현진·서범수·안상훈·우재준·유용원·이소희·진종오·한지아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편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부산진구 서면에서 가해자 이모 씨가 귀가하던 김 씨를 뒤따라가 폭행한 뒤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만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지만, 항소심에서 진행된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성폭행 시도 정황이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