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
더위를 먹었다고 넘겼다간 생명까지 위험…열경련·열탈진·열사병 구분법
폭염 속 물·그늘·휴식·냉방·열순응…생명을 지키는 건강수칙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온열질환은 흔히 '더위를 먹었다'는 말로 가볍게 여겨지지만, 증상을 제때 알아채지 못하면 열사병으로 진행돼 의식저하와 다발성 장기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폭염이 일상이 된 올여름, 온열질환의 종류와 응급 신호, 올바른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열경련·열탈진·열사병, 어떻게 다를까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린 뒤 팔과 다리, 복부 등의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며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며, 시원한 곳에서 쉬면서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천천히 마시면 대부분 회복된다.
열탈진(일사병)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진 상태다. 식은땀이 많이 나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극심한 무기력감 등이 나타난다. 흔히 일사병이라고 부르는 상태와 비슷하다. 체온이 크게 오르지 않거나 의식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만, 즉시 활동을 멈추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열사병이다. 몸의 체온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중심체온이 크게 오르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이상행동, 경련, 혼수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다발성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땀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운동이나 노동 중 발생한 열사병에서는 땀이 계속 날 수도 있어 발한 여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의식 흐려지면 지체 없이 119
폭염 속에서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기면 우선 활동을 멈추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나 그늘로 이동해야 한다. 옷을 느슨하게 풀고 젖은 수건이나 찬물, 선풍기 등을 이용해 몸을 식힌다. 의식이 또렷하다면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마시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과 행동이 평소와 다르고, 경련하거나 스스로 물을 마시지 못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옷을 느슨하게 하고 찬물로 몸을 적신 뒤 선풍기나 부채로 바람을 쐬는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신속하게 체온을 낮춰야 한다.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댈 수 있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면 기도가 막힐 수 있으므로 금물이다.
시원한 곳에서 쉬고 수분을 섭취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구토가 계속되는 경우에도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흉통, 한쪽 팔다리 마비,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폭염으로 악화된 심뇌혈관질환일 가능성도 있어 즉각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고령층·야외근로자·만성질환자 특히 위험
고령자는 갈증을 느끼는 능력과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져 탈수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은 냉방시설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 이상 증상이 생겨도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더욱 위험하다.
건설현장과 농촌 등에서 일하는 야외근로자도 고위험군이다. 특히 처음 일을 시작했거나 휴가 후 복귀해 몸이 더위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면 온열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더운 환경에 적응하는 열순응에는 통상 7~14일이 필요하므로 초기에는 작업량과 노출 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
심장·신장질환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이뇨제와 일부 혈압약, 항콜린제, 정신건강의학과 약물 등은 탈수나 체온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폭염이 심하다고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되며, 수분 섭취량과 약 복용 방법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폭염은 참는 것이 아니라 피해야
온열질환 예방의 기본은 물과 그늘, 휴식이다. 갈증이 나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고,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과 작업을 줄여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에서 일할 때는 규칙적으로 쉬고 혼자보다는 동료와 서로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냉방병을 걱정해 에어컨을 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폭염 때는 적절한 냉방이 체온 상승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술은 탈수를 촉진하고 판단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운동이나 야외작업도 처음부터 평소 강도로 하기보다 활동 시간과 강도를 서서히 늘려 몸이 더위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