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방장관 칼리드 왕자, 백악관서 트럼프·밴스와 잇달아 회동…"자위 위한 대응, 확전 의도 없어"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 칼리드 빈 살만 왕자가 7월 29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급 회동했다. 미·사우디 양국이 이라크 내 이란 연계 민병대를 공동 공습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칼리드 왕자는 당초 부통령 JD 밴스와의 회동만 예정돼 있었으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추가됐다. 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MBS)의 메시지를 트럼프에게 직접 전달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와 사우디 군은 7월 28일 저녁, 이라크 내 이란 연계 민병대를 상대로 공습을 단행했다. CENTCOM은 이번 공습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지령을 받은 민병대가 72시간 동안 30회 이상의 드론 공격을 감행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국방부도 이후 CENTCOM과 협력해 공습에 참여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라크 인민동원군(PMF)은 이번 공습으로 소속 대원 20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PMF는 이번 공습을 "위험한 도발이자 이라크 주권 침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칼리드 왕자는 밴스 부통령과의 면담에서 이라크 내 이란 연계 민병대의 사우디 에너지 시설 공격이 레드라인을 넘었기 때문에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습이 사우디가 확전을 원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필요할 경우 자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는 MBS의 입장을 전달했다.
사우디 측은 이란이 이라크 민병대와 예멘 후티 반군을 이용해 계속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확전과 전쟁 장기화는 큰 위험을 수반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칼리드 왕자는 후티 반군 문제는 사우디가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미국의 추가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현재 후티 반군과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과의 면담에서 칼리드 왕자는 사우디가 에너지 시설과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이라크 공습은 이라크 민병대뿐 아니라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사우디는 이란의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행이 방해받자 2026년 3월 9일 라스타누라·주아이마 항만 수출을 일시 중단하고 원유 수출 경로를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얀부 터미널로 우회한 바 있다.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미·사우디 공습을 비난하면서도 민병대의 행동 역시 함께 규탄했다. 그는 "모든 국가와 세력의 이라크 영토 공격을 규탄하며, 이라크를 무의미한 전쟁으로 끌어들이려는 무모한 민병대의 행동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총리 알자이디는 미·사우디 공습 직후 국가안보 장관급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이라크 대통령실도 이번 공습을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자 이라크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규탄했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13일간의 집중 폭격을 중단한 지난 금요일 이후 중동에서 이뤄진 첫 번째 주요 미군 군사 행동이다. 이번 공습은 미·이란 간 간접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단행돼 일시적인 전투 중단 국면을 뒤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리드 왕자의 백악관 방문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트럼프를 만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는 역내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더 강한 확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