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지도부와 충돌한 권영진 의원 두고 TK 정가 들끓어

입력 2026-07-24 15:35:44 수정 2026-07-24 15: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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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통합·소멸대응 등 현안 다룰 행안위 간사 배정
재선 시장, 광역 시·도 통합 추진 경험도 고려했지만
권 의원, 배정 불만에 정점식 원내대표와 물리적 충돌까지
지역 정가서도 "불만 있을 수 있지만 물리력 행사 과도해"

국민의힘 개혁성향 모임인
국민의힘 개혁성향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 간사(오른쪽부터), 권영진, 고동진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찬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정을 두고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당 원내지도부와 물리적 충돌까지 빚는 등 논란을 일으키자 대구경북(TK) 정치권에서 비판 목소리가 잇따른다. 재선 시장 경험을 살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로서 시·도 통합 등 현안 해결에 앞장서주길 기대했으나 후반기 국회 시작도 전에 당내 난맥상만 부각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평소 당내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으로서 당 지도부를 향해 각을 세웠던 권 의원이 '희생 없이 이익만 챙기려한다'는 뒷말도 나온다.

2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 의원들은 이번 후반기 상임위 배정에서 특정 위원회 쏠림을 배제하고 고른 분포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전반기 때 일부 상임위에 다수 대구 의원이 배치되고, 교육위나 보건복지위에 지역 의원이 없어 현안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지역구 의원 12명은 1명씩 고르게 상임위 배정이 됐고 행정안전위원회에만 권영진, 주호영 등 의원 2명이 이름을 올렸다.

행안위의 경우 이재명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지방정책인 '5극3특', 시·도 행정통합 및 소멸위기 극복 등 현안 대응의 중요도가 높은 여건이다. 이재명 정부가 통합 지자체에 수조원 인센티브도 약속했고,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우대까지 약속한 만큼 행안위는 'TK 패싱'을 막아내야 할 전진기지로 꼽힌다.

6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의 경우 국회부의장을 지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하며 누구보다 앞장서 행정통합을 외친 인물이며, 권 의원 역시 재선 대구시장을 지냈고, 과거 광역 행정통합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다.

이번 상임위 배정에 권 의원이 행안위 간사를 맡고, 당내 최다선인 주 의원과 보조를 맞춰 TK가 여권으로부터 홀대받지 않도록 챙기라는 당내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전날 권 의원이 원내지도부를 찾아 상임위 배정에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정점식 원내대표 멱살을 잡는 등 충돌을 일으키자 이러한 의도 역시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권 의원은 행안위 간사도 맡지 않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와 관련, 권 의원은 원칙 없는 상임위 배정을 두고 여러 의원들의 불만이 있어 항의하러 간 것이며 간사직을 내려놓은 건 전반기 때 이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했기 때문으로 다른 의원에게 양보하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몸싸움까지 벌인 건 과했다는 게 정치권의 일관된 평가다. TK 정가에서도 권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역 한 의원은 "원내지도부도 잘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 않나. 항상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권 의원이) 좀 너무 심했던 것 같다"고 했다.

유영하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전날 페이스북에 "내 생각만 옳다는 사람들만 있으면 세상은 극한 대립만 있을 뿐"이라며 "나와 다른 생각이라도 들을 줄 알아야 하고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경북 지역구(고령성주칠곡)의 정희용 사무총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권 의원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사무총장은 "항의와 물리적 행위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당의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권 의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 요구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사태 파장은 더 커질 조짐이다.

조광한 최고위원 등 원외당협위원장 모임은 이날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윤리위원회의 권 의원 즉각 징계 심의 회부, 중징계 처벌, 대구시당위원장 등 모든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대구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운영위를 소집한 상태로, 후보는 권 의원이 유일했다.

이처럼 들끓는 여론 속에 권 의원은 이날 동료 의원 단체방에 사과의 글을 올리는 한편 대구시당위원장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사과 글에서 "어제 원내대표실에서 행한 저의 언행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무조건 저의 부족함이고 잘못"이라며 "정 원내대표께 큰 결례를 범하고 리더십에 상처를 드렸다. 저의 불찰과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이 사실을 접하고 실망과 참담함을 느꼈을 동료 의원들과 당원 동지들, 국민께도 깊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의원들에게는 "이번 일을 돌아보며 제가 시당위원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며 "다른 의원님께서 맡아 주시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은 "일단 운영위를 연기하고 지역 의원들과 이 사안에 대해 모여 협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