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윤기 사건' 수사 지휘부 개입 의혹, 경찰은 손 떼라

입력 2026-07-2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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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동수사(初動搜査) 실패를 넘어 경찰 지휘부의 개입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건을 축소·왜곡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아니면 조직적 부실이었는지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경찰 수뇌부까지 의혹의 중심에 선 상황에서 경찰이 '셀프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가수사본부의 지시 여부가 쟁점이다.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측은 국수본에 장윤기의 베트남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병합(倂合)해 수사해야 한다고 세 차례나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수본은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송치(送致) 기한과 수사의 완결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사건이 분리되면서 장윤기는 '강간 등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검찰이 국수본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런 결정 과정에 범죄 혐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 내부에서는 국수본 강력계장이 "본부장 지시"라며 사건 분리를 전달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이라면 단순한 수사 판단을 넘어 지휘 책임의 문제다. 법원이 광산서 형사과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棄却)한 배경에도 국수본의 지침과 윗선 개입 가능성을 더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 대상과 수사 주체가 같은 조직이며, 지휘부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를 계속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경찰은 특별수사단의 독립성을 강조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없다. 과거 경찰이나 검찰의 명운(命運)이 걸린 사건에서 '셀프 수사'가 한계를 드러낸 사례는 많았다.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려면 다른 기관이 전담하는 게 옳다. 경찰과 검찰이 동시에 수사하는 지금의 방식은 중복 수사와 혼선을 낳을 뿐 아니라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경찰은 이 사건에서 손을 떼고,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糾明)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