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프랑스 동포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연임(連任) 개헌' 논란이 시작된 올해 7월 이후 이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임기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성향 언론에서는 '연임 가능성에 이 대통령이 직접 선을 그은 것'이라는 식의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헌법 제70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는 규정을 확인했을 뿐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런 말장난 같은 논란(論難)이 좀처럼 숙지지 않는 것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는 말을 명확히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당 측 인사들의 발언도 불신(不信)을 확산시켰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올해 7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헌법을 무시하고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비록 SNS를 통해 '오해에 유감'을 표시했지만, 친(親)이재명계 조 의장의 말 속에 속셈이 숨어 있다는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대통령 본인의 언행(言行) 또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개헌에 대해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 평가를 통한 책임 정치가 가능하도록 하자"고 했을 뿐 임기 제한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달 4일 연임 질문에도 "도둑질 안 하겠다고 하라는 것과 같은데 그런 말을 굳이 해야 하느냐"며 핵심을 피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개헌'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고, 한성숙 국무총리는 '현 정부의 국정 목표 1번이 무엇이냐'는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개헌"이라고 답했다가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로 정정(訂正)했다. 정부·여당 핵심 인사들의 머릿속에 온통 개헌뿐이라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연임 개헌 음모론을 사라지게 하는 확실한 방법은 "연임 안 한다"는 이 대통령의 한말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