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요구를 일축(一蹴)했다. 제기된 각종 의혹을 "억측과 악선동"이라며 반박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억울함의 호소가 아니라,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남 탓 뒤에 숨어 궤변을 늘어놓는 용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기본소득당의 농장·자택 등 시·도당 사무실 등록, 정치자금 기부를 통한 세금 감면 등을 둘러싼 의문은 논쟁(論爭)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적법성 여부를 따져야 한다. 떳떳하다면 관련 자료를 공개해 입증하면 된다. '작은 정당의 현실'이란 사정도 검증의 잣대를 낮출 이유가 될 수 없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이라면 규모와 관계없이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용 후보자는 장관과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兼職) 문제 역시 법률상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적인 허용'과 '정치적인 올바름'은 별개의 문제다. 과거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에 지명되면 의원직을 내려놓았던 관례를 '자리 나눠 먹기'로 몰아가는 것도 부적절하다. 겸직이 주권자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따져 보는 게 먼저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용 후보자 지명을 '잘못한 인선(人選)'이라고 답한 비율이 60%를 넘었다. 여론조사가 후보자의 적격(適格) 여부를 결정하는 척도는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부정적 여론이라면 후보자가 적극 나서 의혹을 해소시켜야 마땅하다. 그런데 용 후보자는 '국민의힘의 생떼'와 '악선동에 휩쓸리는 민주당 일각'을 탓하며 사퇴 요구를 일축하기만 했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이런 생각과 자세로 어떻게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인사 청문회(聽聞會)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 해명을 미루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자신이 결백하다면, 청문회 전이라도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을 자청(自請)해야 한다. 비판 세력을 향한 비난과 반박보다 자료와 증거로 국민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못 하겠다면 사퇴하는 게 맞다. 그게 국민을 향한 예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