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시 투기판 주범 단일종목 ETF, 근본 수술 필요하다

입력 2026-07-22 05:0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최근 증시 변동성을 극대화한 주범으로 지목받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파장이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지금이라도 투자하지 말라"고 이례적인 권고를 하고 나선 것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 증시를 '오징어 게임'에 비유하고, 로이터 등 외신이 한국 정부의 '정책 실패'로 규정할 만큼 글로벌 증시 과열의 진원지로 전락한 상황이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도 21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나온 금융위원회의 대책을 두고 "이거 가지고 되겠느냐"며 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레버리지 ETF는 일정 기간의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일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손실과 회복이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원금이 깎이는 '음(陰)의 복리' 현상이 발생한다. 분산투자라는 ETF의 본질을 버리고 단일종목 2배 추종을 허용한 순간부터 이 상품은 ETF의 탈을 쓴 투기성(投機性)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었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불과 한 달 만에 24% 넘게 급락하며 4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증시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해 주요국 중 최하위로 추락했다.

금융위가 지난 16일 내놓은 예탁금 3천만원 상향이나 사전 교육, 20주 묶음 거래 같은 미시적 대책만으로는 이미 왜곡된 시장 구조를 바로잡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개미들의 손발을 묶어 가뜩이나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들은 대처할 방법조차 없이 손 놓고 당할 상황이 됐다. 이제라도 정부는 '증시를 띄우겠다'는 인위적 부양 신호를 멈추고 레버리지 상품의 추종 배수 하향 조정 및 단계적 상장폐지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특히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제도 도입 과정의 부실을 명백히 따지고 투기성 상품에 대한 법적 방어망을 단단히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