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을 받은 뒤 '정상'이라는 결과를 들었는데도 추가로 유방초음파 검사를 권유받아 의아했던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은 "정상이라면 괜찮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지만, 치밀유방(Dense Breast)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치밀유방은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작은 유방암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최근에는 이를 보완하는 검사인 자동유방초음파(ABUS·Automated Breast Ultrasound System)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은 서양 여성보다 치밀유방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40~50대 여성의 절반 이상이 치밀유방에 해당하며, 젊은 여성일수록 그 비율은 더 높다. 치밀유방은 지방조직보다 유선조직과 섬유조직이 많은 상태를 말한다. 질환 자체는 아니지만 유방암 진단의 정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이다.
문제는 유방촬영술의 특성에 있다. 유방촬영술에서는 지방조직은 검게, 유선조직과 종양은 하얗게 보인다. 치밀유방에서는 정상 유선조직도 하얗게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색의 작은 종양이 주변 조직에 가려질 수 있다. 이를 흔히 '눈 속에서 흰 토끼를 찾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치밀유방이거나 유방암 위험요인이 있는 여성은 유방촬영술과 초음파 검사를 함께 시행하면 병변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방초음파는 치밀한 유선조직 사이에 숨어 있는 작은 종괴를 찾아내는 데 장점이 있다.
최근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ABUS는 기존 초음파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검사 표준화와 재현성을 높인 검사법이다. 넓은 탐촉자로 유방 전체를 자동 촬영한 뒤 수천 장의 영상을 3차원으로 재구성해 의료진이 다양한 방향에서 병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검사자가 직접 탐촉자를 움직이는 일반 초음파보다 일정한 조건에서 촬영할 수 있어 검사 결과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촬영 영상을 반복 확인하거나 이전 검사와 비교하기 쉬워 추적관찰이 필요한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작은 병변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치밀유방 환자의 보조검사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모든 여성에게 ABUS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방촬영술에서 치밀유방이라는 결과를 받았거나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만져지는 멍울이나 유방 통증 등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추가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유방영상의학회 진료지침에서도 치밀유방이거나 유방암 위험요인이 있는 여성은 유방촬영술과 초음파를 함께 시행하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반대로 지방조직이 많은 유방은 유방촬영술만으로도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검사 방법은 연령과 가족력, 증상, 개인의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유방암 검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검사를 받았는지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검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치밀유방이라면 유방촬영술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서 안심하기보다 연령과 가족력, 증상 등을 함께 고려해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우수한 만큼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검사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구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손기탁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