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고도현]문경레저타운 성과를 외면한 인사는 또 다른 '낙하산'이다

입력 2026-07-13 16: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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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레저타운, 설마 또 '낙하산 인사' 악몽 재현되나…지역사회 우려 확산
대표이사 공모 돌입…지역 "성과보다 정치 논리 앞서선 안 돼"

사회2부 고도현 기자
사회2부 고도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해광업공단 산하 공기업이지만 문경시(180억원)와 시민들이 주주(60억원)로 참여해 사실상 지역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은 경북 문경레저타운(문경골프장·문경새재리조트)이 지역출신 현 대표이사 임기중에 신임 대표이사 공모 절차에 들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면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은 공개모집이라는 절차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설마 또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걱정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문경레저타운은 지난 20년 동안 낙하산 논란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겪어온 기업이다.

역대 대표이사 10명 가운데 7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했다. 상당수는 관광산업과 골프장 운영 경험이 부족한 정치권 출신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잦은 대표 교체는 경영 불안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역 출신 정광호 대표 체제에서 문경레저타운은 폐광지역 공기업 가운데 보기 드문 흑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골프장 운영 안정화와 경영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고, 지역사회와의 신뢰도 회복했다.

무엇보다 정부와 강원랜드가 보유한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입해 문경시 중심의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할 정도로 기업의 체질이 달라졌다.

정부 출자기업이 정부 지분을 되사들이겠다고 나설 만큼 성장한 사례는 흔치 않다.

이는 오히려 정부가 정책 성공 사례로 적극 홍보해도 부족하지 않은 성과다.

그럼에도 연임 중인 대표를 대상으로 대주주인 문경시나 강원랜드와 충분한 협의 없이 대표이사 공모를 진행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대표이사 교체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기업은 공개 경쟁을 통해 더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정치 일정과 맞물리고, 경영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한다는 의심을 받는 순간 공정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문경레저타운은 일반 공기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참여하고 있지만, 문경시와 시민들이 대규모 자본을 출자한 사실상의 지역 향토기업이다. 시민의 자산인 만큼 인사 역시 지역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다. 성과를 내고 있는 조직을 특별한 이유 없이 흔드는 것은 새로운 혁신이 아니라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다.

특히 관광산업은 단기간 성과보다 장기적인 전략과 안정적인 리더십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정부가 진정 공공기관 혁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말한다면 답은 분명하다. 정치적 보은이나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전문성과 경영능력, 그리고 검증된 성과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문경레저타운의 지속 가능한 성장뿐 아니라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설립 목적을 지키는 길이다.

문경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특정 인물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어렵게 일군 성과를 지켜내고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다.

이번 대표이사 선임이 또다시 낙하산 인사의 흑역사를 되풀이할 것인지, 아니면 성과와 전문성을 존중하는 공정 인사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인지는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문경레저타운은 시민이 함께 키운 지역의 자산이며, 그 미래 또한 정치가 아니라 경영의 원칙 위에서 결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