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 투자' 미끼로 전국 다단계 사기…대구도 피해 확산

입력 2026-07-05 14: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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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 판매로 고수익 약속 후 지난달 중순 잠적
전문가 "단기간 높은 수익 보장, 의심부터 해야"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외국인 관광객 대상 eSIM(디지털 유심) 판매 사업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한 뒤 출금을 막고 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단계 사기 사건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구 등 지역에서도 피해 신고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전국 단위 수사에 착수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케이알이심(KReSIM)은 2024년부터 "외국인에게 eSIM을 판매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가입자는 최소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투자해 온라인상 '개인 매장'을 개설하고 eSIM 상품을 구매하면 회사가 이를 대신 판매해 수익을 지급한다고 홍보했다. 지인과 가족을 추가로 가입시키면 등급을 올려 더 높은 수익과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를 내세웠다. 신규 회원 모집이 많을수록 보상이 커지는 전형적인 다단계 방식이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피해자들은 초기에는 실제 수익금이 지급돼 사업을 신뢰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는 투자 후 며칠 만에 판매 수익을 인출하기도 했지만, 이후 수익금을 다시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구조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업체는 등급 승급 이벤트와 경품 행사 등을 잇달아 열며 추가 투자를 독려했고, 지난달 중순부터는 출금을 중단했다. 이후 "48시간 이내에 원금의 20%를 코인으로 입금하지 않으면 계정을 영구 삭제하겠다"는 공지를 올린 뒤 사이트 운영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한다.

대구에서도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사이트가 폐쇄된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기준 접수된 고소장은 31건, 피해액은 4억5천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건은 업체의 오프라인 사업장 소재지인 인천 연수구를 관할하는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이송돼 전국 사건을 병합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권유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한 피해자는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동네 사람이 소개해 의심을 하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수익이 들어와 믿었는데 출금이 막힌 뒤에야 사기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단체대화방마다 수백명이 있었고 같은 방식의 방이 여러 개 운영됐다"며 "의심하는 글을 올리면 곧바로 제재하거나 강제로 퇴장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전형적인 폰지(Ponzi) 사기와 유사한 구조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해 신뢰를 쌓은 뒤 추가 투자를 유도하고, 자금 흐름이 막히면 출금을 중단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불경기가 지속될수록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하는 경제사기 범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보장하거나 원금 보장을 내세우는 투자 제안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먼저 한 번 더 의심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가까운 지인의 소개라 하더라도 현혹되어서는 안 되며, 투자에 앞서 사업의 실체와 수익 구조를 반드시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