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 속 통신주 부각…AI·주주환원 수혜 기대

입력 2026-06-09 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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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주, 코스피 급락장 속 나홀로 방어…경기 방어 매력 부각
SKT, 엔비디아 협력 영향…아시아 최대 AI 인프라 구축 나서
KT·LGU,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발표…밸류업 움직임 지속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미국발 금리 인상 우려와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통신주가 대표적인 방어주로 주목받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에 더해 인공지능(AI) 사업 성장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코스피 급락장 속에서도 소폭 강세를 나타내며 시장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8.29%(676.18포인트)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0.28%(300원) 상승한 10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 또한 전 거래일보다 0.19%(100원) 내린 5만3900원에 거래되며 폭락장 속에서도 선방했다.

SK텔레콤의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국을 방문하면서 SK그룹과의 AI 협력 확대 의지를 밝힌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엔비디아는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최적화 플랫폼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Full Stack) AI 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AI 작업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GW(기가와트)급 스케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AI 팩토리는 전력과 데이터를 원료로 AI의 핵심 단위인 '토큰'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지능 공장'이다. 특히 SKT는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아시아 최대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AI 팩토리는 내년 한국에서 첫 가동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SKT는 또한 엔비디아의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고성능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파트너 생태계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에 합류한다. AI 인프라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최저 토큰 비용과 와트당 최고 성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엔비디아와의 AI 관련 사업 협력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인) K-AI 프로젝트의 후보 사업자로서 AI 모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해당 프로젝트 참여 과정에서 개발되는 모델을 자체 AI 데이터센터에서 구동하면, 비용 구조에서 구조적 우위를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SK브로드밴드의 AI 데이터센터(울산·구로)는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통신업종 전반도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방어주 매력을 부각하고 있다. 통신주는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안정적인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한 현금 창출이 가능해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통신 3사가 잇따라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기업가치 제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KT는 올해 약 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앞서 지난 2024년 약 18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지난해부터 매입해 온 자사주 약 540만 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장부금액 기준 약 800억 원 규모로, 전체 발행주식 수의 1.26% 규모다.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1분기 실적 성장세를 기록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따라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통신업종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업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AI 사업 확대에 따른 성장 기대감과 주주환원 강화, 안정적인 실적이 맞물리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통신 3사의 2분기 실적도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동전화 매출액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건비 하향 안정화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마케팅비용과 감가상각비 역시 정체 양상이라 전체적으로 비용 안정화에 따른 이익 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이익환원 확대 움직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네트워크 진화 이벤트 및 시중 금리 추이를 고려하면 국내 통신 3사 배당수익률은 여전히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5G SA 전환에 따른 새로운 요금제 출시가 예상되고, 글로벌 4차 산업 패권 경쟁이 심해지면서 통신 규제 정책이 '요금 인하 권고'에서 '통신산업 육성'으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차세대 서비스 개시 기대감으로 올해 멀티플 확장 국면이 미리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