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조정에 '빚투'도 최저…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은 여전

입력 2026-07-27 09:36:14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신용융자·미수금·예탁금 일제히 감소…'빚투' 열기 한풀
투심 얼어붙었지만…"과도한 조정" 증권가선 반등 기대
레버리지 청산에 증시 급랭…FOMC·빅테크 실적 '분수령'

연합뉴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과 AI(인공지능) 투자 수익화 우려 등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빠르게 식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와 미수금, 투자자예탁금 등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들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최근 하락이 기업 펀더멘털 훼손보다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 과정에서 나타난 조정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국내 증시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 종합 통계 포털에 따르면 23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84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37조3282억원)보다 12.27% 감소한 수준이며 6월 24일 기록한 최고치(38조6328억원) 대비로는 15.23% 줄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25조8386억원, 코스닥 시장 6조9106억원으로 전월 말(29조2346억원·8조937억원)보다 각각 11.62%, 14.62%씩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의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같은 기간 '초단기 빚투'로 불리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9455억원으로 6월 말(1조2983억원) 대비 27.17% 줄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1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4월 23일(9966억원) 이후 약 3개월 만으로, 올해 1월 6일(9379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수금은 지난 6월 25일 2조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현재는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은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2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4조2975억원으로 6월 30일(121조6340억원) 대비 14.25% 감소했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110조4785억원에서 108조230억원으로 2.22% 줄었다. 반면 국내 증권사의 대고객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 잔고(108조7752억원→109조8723억원)와 MMF(머니마켓펀드) 잔액(224조3185억원→246조1174억원)은 각각 1.01%, 9.18% 증가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재고조와 AI 투자 수익화 우려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8476.48에서 6690.62로 21.07% 급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916.18에서 748.22로 18.33% 하락했다.

김재승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현금흐름 악화에도 AI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과도한 설비투자(CAPEX)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AI발 수요 호조에 따른 매출 증가보다 CAPEX 확대로 인한 현금흐름 감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을 기업 펀더멘털 악화보다 투자심리 위축과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과도한 가격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낮아진 데다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완화될 경우 반등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을 완전히 포기할 때는 아니다"라며 "반도체 업종은 단기 낙폭이 컸지만, 실적 개선과 외국인 수급 회복 등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 있는 만큼 차익실현 우려로 보유 비중을 줄이기보다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 증시 향방을 가를 변수로는 오는 30일 새벽 발표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주요 빅테크들의 실적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발언 수위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애플 등 미국 빅테크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AI 투자(CAPEX) 가이던스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지도 핵심 변수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통화정책과 기업 실적이 2~3일에 집중돼 방향성보다 시장의 반응 함수를 확인해야 하는 구간"이라며 "FOMC 결과와 함께 빅테크들의 'CAPEX 상향과 FCF 훼손' 패턴이 반복될지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이를 성급한 매도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근 증시 급락은 기업 실적 악화보다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측면이 큰 만큼 현 구간에서는 투매보다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월 증시에서 무너진 것은 반도체의 이익이 아니라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 포지션"이라며 "현 수준에서는 추가 매도보다 낙폭 과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