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테크·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시즌 개막
AI 투자 확대 여부·FOMC 결과에 투자심리 좌우
증권가 "반도체 수요 확인 땐 코스피 반등 동력"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빅테크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방향성 시험대에 오른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조가 재확인될 경우 최근 조정을 받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회복, 코스피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1.91% 하락한 6690.6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같은 기간 5.51% 내렸다.
코스피는 주중 한때 7000선을 회복했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며 마지막 거래일 하루에만 5% 넘게 급락, 다시 6600선대로 밀려났다. 국내 증시에서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각각 5번씩 발동하며 10거래일 연속 사이드카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졌다.
최근 조정의 배경으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 반도체주 차익 실현 등이 꼽힌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월 증시 급락은 반도체 수요 붕괴보다 높아진 기대치와 주도주 디레버리징,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매물이 동시에 나타난 영향이 컸다"라며 "중동 갈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증시는 미국 빅테크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주요 이벤트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다.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30일), 아마존과 애플(31일)이 실적을 공개한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29일, 삼성전자가 30일 2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관전 포인트는 단순한 실적보다 인공지능(AI) 투자 기조가 유지되는지 여부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등이 AI 설비투자(CAPEX)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할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와 하반기 업황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을지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22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자본지출(CAPEX) 전망치를 기존 1800억~1900억 달러에서 1950억~2050억 달러로 상향하며 AI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도 유사한 방향의 투자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에 이어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도 AI 투자 확대와 공급 부족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역시 업황과 가이던스, 주주환원 정책 등을 통해 긍정적인 신호를 제시한다면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이 다시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장기 공급계약과 메모리 수요, 수익성을, 미국 빅테크에서는 AI CAPEX 확대가 실제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기업 실적 외에도 주요 거시경제 지표 발표가 이어진다. 27일 미국의 6월 내구재 신규 수주를 시작으로 28일에는 7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가 발표된다. 31일에는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공개되고,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도 예정돼 있다.
가장 큰 이벤트는 FOMC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29~30일(현지시간)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만큼 향후 물가 경로와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은 지속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추가적 긴축 시그널이 부재하다면 채권금리, 환율 안정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동 불안이 재부각됐지만, 6월 소비자물가를 비롯한 주요 물가지표가 일단 둔화한 만큼 연준은 정책 변화를 서두르기보다 유가와 인플레이션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기자회견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향후 지표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FOMC가 뚜렷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지속시키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ETF 관련 제도 변화도 예정돼 있다. 오는 31일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의 기본 예탁금 기준이 기존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상향된다. 투자 문턱이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으로 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기보다는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가운데 반도체 기업 주가 하락이 급격히 일어난 것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보완 대책이) 시장 진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