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치솟던 글로벌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9천피'를 눈앞에 두고 있던 코스피는 불과 며칠 만에 7,000선에서 지지력을 시험받는 상황이 됐다.
8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8%대, 9%대까지 크게 하락했다.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두 시장에서 모두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로 장을 마쳤다. 지수 하락 폭은 지난 3월 4일 기록한 698.37포인트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6천132조4천115억원으로 6천조원을 간신히 넘겼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3천540억원, 기관이 1조6천270억원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개인이 홀로 1조7천63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전보다는 약화한 매도세를 보였지만 21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이날 상승 종목은 42개에 불과했고 하락 종목은 876개였다. 3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10.18%)와 SK하이닉스(-7.68%)가 급락하면서 두 종목의 주가가 각각 30만원과 200만원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91.05포인트(9.08%) 내린 911.39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42.83포인트(4.27%) 내린 959.61로 출발한 이후 낙폭을 키워 1,0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2천980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천250억원, 1천460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급락의 주된 배경으로는 지난주 브로드컴 실적 발표를 계기로 불거진 반도체 경기 악화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 등이 꼽힌다.
그간 글로벌 빅테크들은 경쟁적으로 거액의 채권을 발행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거액의 자금을 쏟아부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둔화할 수 있고 반도체 업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자 지난 5일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26% 폭락한 채 장을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월 초 이후 지난주까지 61.05%나 급등하며 가뜩이나 차익실현 압박이 컸던 상황이었다.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이날 동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3.85%와 3.48% 내렸다.
한국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배경으로는 4월 초 이후 지난주까지 코스피가 60% 넘게 오르며 단기과열 우려가 컸던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