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불법하도급 직접 처분한다…'자진신고 감면'도 도입

입력 2026-05-19 08: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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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거치던 제재 절차 손질…중대·긴급 사안 신속 대응
불법하도급 리니언시 추진…"중대재해 예방·은폐 관행 차단"

국토교통부 현판. 매일신문 DB
국토교통부 현판. 매일신문 DB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불법하도급을 자진 신고한 업체에는 처분을 감경해주는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도 도입한다. 반복되는 건설현장 안전사고와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불법하도급을 정조준한 조치다.

1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15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다음 달 24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공포될 예정이며, 시행 시점은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공포 4개월 뒤로 정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불법하도급에 대한 '직접 처분' 권한 신설이다. 현재는 국토부가 현장 점검 과정에서 중대한 불법하도급을 적발하더라도 해당 건설사의 등록 관청인 자치단체에 처분을 요청해야 한다. 이후 자치단체가 별도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영업정지나 시정명령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현장에서는 국토부가 위법 사실을 적발하고도 처분 단계에서 지연되거나, 자치단체 전문성 부족으로 행정소송 대응에 실패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제재 시점을 놓치면서 불법하도급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토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고려해 장관이 직접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지방국토관리청장에게도 일부 권한을 위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장 단속과 처분 권한을 연계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구조에선 국토부가 적발해도 자치단체 판단과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처분이 늦어지거나 흐지부지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피해 규모가 크거나 중대한 사안에 한해 예외적으로 직접 처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처벌 강화와 함께 자진 신고를 유도하는 유인책도 병행하기로 했다. 개정안에는 일정 기간 불법하도급 자진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이 기간 스스로 위반 사실을 신고한 뒤 시정계획을 제출하면 행정처분을 감경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다만 자진 신고 이후 제출한 시정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감경 조치는 취소된다.

국토부는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이 중대재해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니언시 제도가 예방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법 구조가 장기간 은폐된 채 유지되는 것을 막고, 적법한 하도급 계약으로 조기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는 자진 신고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다 보니 현장에선 위법 사실을 숨기는 데 급급한 측면이 있었다"며 "리니언시를 통해 불법하도급의 조기 적발과 중대재해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