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한 달 새 8000억 담았는데…LG이노텍 목표주가는 왜 엇갈릴까

입력 2026-08-07 10: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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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외인 순매수 1위…반도체 대형주 팔고 LG이노텍 담아
실적·기판·로봇 사업 기대감…MSCI 편입 가능성도 '호재'
실적 전망은 한목소리…목표가 갈린 이유는 '밸류에이션'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LG이노텍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LG이노텍

LG이노텍이 최근 국내 증시의 관심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에 오르며 수급이 집중된 데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상향과 하향이 엇갈리면서다. 실적과 성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증권사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을 8057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기존 주도주였던 SK하이닉스는 6조9530억 원, 삼성전자는 5조9853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들은 반도체 대형주 비중을 줄이는 대신 LG이노텍 비중을 확대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으로 실적 개선 기대를 꼽는다.

LG이노텍은 앞서 올해 2분기 매출 5조5272억 원, 영업이익 2458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기존 아이폰의 견조한 수요와 광학솔루션 사업의 선전,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이끌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신규 아이폰에 가변조리개 탑재가 예상되면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기대되는 데다,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도 3분기부터 북미 고객사향 PC CPU용 기판 양산이 시작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장기공급계약(LTA) 체결 기대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중장기 성장 동력도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중심의 사업 구조로 인해 애플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FC-BGA를 비롯한 반도체 기판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가에선 LG이노텍의 기판 사업 확대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 사업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학모듈 기술을 활용한 로봇용 비전센싱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최근 미국이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LG이노텍이 북미 로봇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LG이노텍은 미국 피규어AI에 비전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로봇용 비전센싱 모듈도 개발 중이다.

다만 이처럼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목표주가는 증권사마다 엇갈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IT 부품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기존 12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16.7% 하향 조정했다. 또 최근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스마트폰 부품 단가 인하(CR) 우려를 지목했다.

다만 이번 2분기 실적을 통해 이 같은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부품 단가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며, 오히려 신규 아이폰의 ASP 상승과 FC-BGA 양산 확대, LTA 체결 등이 향후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동종업계(피어) 멀티플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조정했다"라며 "견조한 실적 성장과 기판 업종 평균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은 충분하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65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LG이노텍이 광학솔루션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판 사업 비중을 확대, 기존에 적용되던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완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기판 사업 성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70만 원에서 85만 원으로 올렸다.

특히 MSCI 한국지수 편입 가능성도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꼽힌다.

실제로 교보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은 모두 오는 13일 발표되는 MSCI 8월 정기 리뷰에서 LG이노텍이 신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편입이 확정되면 수천억 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이 편입 기준을 크게 넘어 편입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LG이노텍은 MSCI 한국 지수에 신규 편입될 것"이라며 "편입 시 약 43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패시브 매입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증권가의 시각 차이는 실적 전망보다 적정 밸류에이션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있다. 대다수는 광학솔루션의 수익성 개선과 FC-BGA 사업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공감하지만, 글로벌 IT 부품 업종의 밸류에이션 축소를 우선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기판·로봇 사업 등 신규 성장동력을 고려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맞서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실적이나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는 증권사 간 이견이 크지 않다"라며 "목표주가 차이는 결국 기판 사업의 성장성과 로봇 등 신규 사업의 가치를 현재 기업가치에 얼마나 선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차이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