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앞두고 '코인 엑소더스' 현실화…해외 유출 1년 새 '2배' 껑충

입력 2026-09-23 15: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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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시행 3개월 앞인데 당국은 여전히 세부기준 마련 중...세수 추계도 없어
박수영 의원 "5대 거래소 순유입 반토막...해외 자금 유출 본격화"

사진은 강남구 빗썸 라운지. 연합뉴스
사진은 강남구 빗썸 라운지. 연합뉴스

오는 2027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3개월여 앞두고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코인 엑소더스'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부산 남구)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의 자산 순유입액(외부유입에서 외부유출을 뺀 금액)은 2조5천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순유입액인 4조7천400억원과 비교해 56.8% 급감한 수치다. 국내 5대 거래소의 원화 예치금 역시 올해 1월 7조6천900억원에서 8월 5조2천억원으로, 32.3% 감소했다.

반면 과세망을 피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간 자산 규모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박수영 의원이 코빗과 고팍스 2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부터 8월까지 해외 거래소로의 순유출액은 4천8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간(2천757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연동 금액도 1월 4천765억원에서 8월 6천121억원으로, 28.5% 늘었다. 원화 예치금은 줄고,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6.1%에서 11.6%로 늘어난 것.

자금 이탈은 과세를 회피하려는 투자자들의 선제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7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과세가 시행되면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서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22%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1천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계좌 수 역시 1천100만개에 달해, 과세가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세 시행 시점이 다가왔음에도 당국의 준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정경제부와 국세청 등 당국은 가상자산 세액 산정 기준 등 세부 사항을 묻는 박 의원실의 질의에 여전히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있고, 세수 추계 자료도 없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정부의 섣부른 가상자산 과세가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이전을 부추기고 청년들의 자산형성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과세체계는 준비가 미비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과세 강행을 2년 유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