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청조 왕이 기우제 등 의식 치른 곳
미국도 중국식 천하 질서의 일원임을 암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함께 오르기로 예정된 천단(天壇) 공원, 특히 기년전(祈年殿) 방문이 갖는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천단은 명·청대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풍년을 기원하던 장소다. 중국이 보는 천하의 질서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미국도 천하 질서의 일원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미 백악관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베이징에 도착해 14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환영 행사와 양자 회담을 한 뒤 오후 천단공원을 둘러보고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두 정상이 함께 오를 의전 무대인 천단 기년전(祈年殿)이 주목받고 있다. 천단은 1420년 명나라 영락제 때 착공된 뒤 증축을 거쳤으며, 현존하는 중국 최대 규모의 고대 제례 건축 공간으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천단의 구조에는 고대 중국의 우주관이 반영돼 있다. 제단의 북쪽은 원형이고 남쪽은 사각형이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담은 것이다.
중심 건축물인 기년전은 청색 유리기와와 붉은 기둥으로 꾸며진 원형 건물이다. 황제가 하늘과 인간 세계를 연결하는 존재임을 드러내는 상징 공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방문은 단순한 관광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미국 대통령에게 중국 역사의 깊이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 역시 중국이 인식하는 국제질서의 중요한 상대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려는 의전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때도 자금성 만찬을 제공하며 이른바 '황제 의전'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황제 권력의 공간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문명 질서의 공간으로 상징 무대를 옮긴 셈이다.
베이징 현지에서는 회담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천단공원 측은 12일 주요 시설 개방을 중단했고, 13~14일에는 공원 전체를 개방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미중 간 무역·안보·이란 전쟁을 둘러싼 협상과 함께, 천단을 무대로 한 상징 외교도 이번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